“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를 버진(최초) 제품과 구별 불가능한 수준으로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황민재 롯데케미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기초소재연구소장은 C-rPET 사업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C-rPET은 폐PET를 화학적 분해(해중합)와 고도화된 분리·정제 과정을 거쳐 기존 PET와 동일 품질로 생산된 PET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24년부터 C-rPET를 상업 생산하기 위해 울산 2공장에 고순도 원료 물질(BHET)을 생산, 투입하는 해중합과 이를 원료로 PET로 생산하는 재중합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황 CTO는 “C-rPET는 재활용품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모를 만큼 버진과 똑같은 수준까지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면서 “최근 시생산한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구별 못할 정도까지 (높은 품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폐PET은 유색도 있기 때문에 물리적 재활용의 경우 색깔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하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색을 발현하는 화학 구조를 깨는 방식으로 색을 제거하고, 고순도 원료 물질을 만들고 (분리·정제 등) 공정을 거쳐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울산 2공장에서 C-rPET 완제품화를 위한 최종 원료인 페트(PET) 펠릿(Pellet)을 총 4200톤 시생산했다. 오는 2030년에는 울산 공장 내 기존 PET 생산 공장 전체를 34만톤 규모 C-rPET 생산 라인으로 전환한다.
황 CTO는 C-rPET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는 이유로 차별화된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롯데케미칼은 경쟁사들과 달리 해중합과 재중합 공정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는 데다 기술 검증까지 마쳐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황 CTO는 향후 생산한 C-rPET를 수출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인증 문제가 해소돼야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C-rPET 수출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각국이 PET 재활용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크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정말 재활용 PET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했는지 등을 입증 가능한 ISCC(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 등을 아우르는 통용 인증 체계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일부 국가는 재활용 PET 가격이 버진 제품보다 20~30% 프리미엄을 받는 데 착안해 버진 PET를 재활용해 판매할 수도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폐PET 원료 수급과 생산,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ISCC 인증을 전부 받지만, 과연 다른 나라가 이를 인증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 CTO는 상대적으로 비싼 재활용 PET 보급이 확대될수록 이를 사용한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안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PET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 PET 가격을 높이고, 반납할 시 보상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원활한 원료 수급과 이에 따른 조달 비용 감소로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이라면서 “다만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민·관과 지자체가 지속 논의, 협의해 컨센서스를 마련하고 적절한 방안을 도출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