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조기 은퇴(파이어)를 위한 퇴직연금 활용 전략

Photo Image
고경환 KB골든라이프센터 노원 센터장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재택근무를 경험한 젊은 직장인에게 '조기 은퇴'(파이어)는 큰 관심사다. 이를 위해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 투자나 저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폭넓은 디지털 이해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얻을 뿐만 아니라 각종 비대면 금융 플랫폼에 어려움 없이 적응해서 왕성하게 투자 거래에 활용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30~40대 가운데 경제적 자립에 성공해서 조기 은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대 후반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3층 연금(국민·퇴직·개인 연금)을 성실하게 준비해 온 50대의 경우 연금 수령 전까지 버틸 수 있는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해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여생을 보낼 주택 구입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의료비도 증가한다. 또 생애 주기상에 생길 수 있는 여행, 자녀교육, 자녀 결혼 등에 대비할 자금도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실질적인 은퇴 나이는 72세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50대에 경제적으로 완전 자립을 이루었다면 조기 은퇴로 볼 수 있다.

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50대 '조기 은퇴'를 꿈꾸는 젊은 직장인에게 추천할 만한 최적의 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필자는 은퇴 준비를 위해 퇴직연금(개인형IRP)에 가장 먼저 가입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우선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운용하기 좋은 절세 상품이다. 연간 1800만원 납입 한도 안에서 700만원 세액공제(13.2% 또는 16.5%)를 받을 수 있다.

또 퇴직연금은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조기 은퇴를 하게 되면 정기적인 소득 비중이 근로소득에서 자본소득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자본소득은 경기나 시장 변화(자산가치 하락) 영향을 크게 받고, 과세 체계 변화에도 유동적이다.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율이나 이연 과세 등 세제상 혜택이 크고, 금액지정·기간지정·자유인출 등 연금 수령 방식도 다양한 퇴직연금은 은퇴 이후 불안정한 소득 상황 대응에 효과적이다.

다만 중도 해지는 신중해야 한다. 퇴직연금 중도 해지 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 원금, 수익 모두에 대해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되기 때문에 결국 실질적인 세제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꾸준히 불입 가능한 금액 수준을 현실적으로 판단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납부 가능 금액과 연동해서 서서히 비중을 늘려 가는 편이 좋다.

퇴직연금 운용 시 자산 배분은 기본이다. 투자상품을 고를 때는 주식, 채권, 대체투자 자산(인프라, 부동산) 등 위험 크기가 서로 다른 자산을 골고루 다양한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 시장 위험에 대한 방어에 효과적이다. 퇴직연금은 속성상 은퇴 시점까지 장기 투자하게 되기 때문에 집중투자를 통한 고수익(고위험) 추구보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이 복리 효과에 따른 장기 수익률 달성에 효과적이다.

퇴직연금의 자산 배분에서 핵심자산과 위성자산으로 구분·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핵심자산이란 코스피지수, 미국S&P500지수 등 시장의 평균적인 성과를 실현하는 상품에 투자해서 예측 가능한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이다. 위성자산은 글로벌 이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중국 4차산업 등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투자한다. 위성자산은 초기 변동성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 달성이 예상되는 업종이나 섹터에 투자하는 등 장기 운용할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높여 줄 수 있다.

수익 실현과 주기적인 리밸런싱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신경 쓸 부분이다. 수익 발생 계좌가 리밸런싱을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수익 실현을 동반하게 된다. 이때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수익 실현에 따른 과세가 연금 지급 시점 이후로 이연돼 수익 전체가 재투자되기 때문에 복리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조기 은퇴는 경제적 성취를 통해 은퇴 시기를 앞당기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조기 은퇴를 통한 자유시간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우선이다. 퇴직연금(IRP)은 안정적인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추천한다.

고경환 KB골든라이프센터 노원 센터장 wiseko@kbfg.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