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원자력 종합 연구개발(R&D) 기관으로, 지난 60여년간 관련 기술 자립과 선진화에 앞장선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이 재차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한때 탈원전 기조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이제는 기조 변화로 향후 성과에 기대를 품게 하는 곳이 됐다. 원자력 분야에서 그 역할과 위상이 컸던 원자력연 역시 이에 발맞춰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이다. 연구로는 의료, 산업 분야에 꼭 필요한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을 책임지는 시설이다. 원자력연은 최근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 내 새로운 연구로 건설에 착수했다. 동위원소 활용 연구센터도 함께 건설한다.
이 시설로 핵의학 진단 방사성 동위원소 테크네튬-99m로 변화할 수 있는 몰리브덴(Mo)-99, 희귀소아암(신경모세포종) 치료에 쓰이는 아이오딘(I)-131, 산업 및 의료용 이리듐(Ir)-192를 생산할 수 있다. 이들 방사성 동위원소는 국내 수요 100% 충당은 물론 수출도 가능하다. 원자력연은 연구로와 관련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차세대 버전인 i-SMR 연구도 이목을 끈다. SMR는 소형화된, 모듈 형태 원자로다. 원자력연이 핵심 역할을 해, 우리나라가 2012년 세계 최초 SMR인 스마트(SMART)를 개발한 바 있다.
i-SMR가 이를 발전된 형태로 계승하게 된다. 모듈 개념 확대 적용, 원자로 본체를 차량으로 육상 운송할 수 있을 정도의 소형화, 안전성 극대화 등이 목표다. 현재 사업이 구체화 중으로, 정부가 올해 내 사업단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원자력연이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주된 역할을 할 전망이다.
i-SMR와 관련, 임채영 원자력연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원자력연을 비롯한 우리 원자력계는 세계를 선도할 의지와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환경적으로 전혀 문제없는 SMR 기술을 개발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