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코리아 미래기술 40]폐플라스틱 열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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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기술정의> 열분해는 높은 온도로 가열해 발생하는 화학물질의 분해 반응을 일컫는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무산소 또는 저산소 조건에서 폐플라스틱을 300~800℃로 직·간접 가열해 기체나 액체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가스나 오일 등으로 분해된 물질은 석유계 화합물과 거의 유사한 상태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로 생산된 열분해유의 경우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열분해유는 불순물을 포함해 플라스틱 원료로 곧바로 사용하기는 힘든데,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이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순환경제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정유업계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공정에 투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대 도시 유전'을 앞세워 열분해유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도시 유전은 플라스틱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사업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가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컴플렉스(CLX)에서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열분해유를 원료로 투입한다.

특히 원료로 투입된 열분해유는 SK에너지 정유공정과 SK지오센트릭 석유화학 공정을 거치면서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으로 탈바꿈한다. 애초 열분해유는 석유화학제품(플라스틱) 원료로 쓰기 어려웠다. 염소 등 고농도 불순물이 많은데다 설비 부식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수소 첨가 반응 기술로 열분해유를 후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열분해유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열분해 정제유 수율은 95~1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고도화 시설에 투입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석유 정제 공정 원료로 투입해 자원 순환형 석유제품 및 석유 공정 중간 제품인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오는 2024년 가동 목표로 연간 5만톤 규모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설비 신설 투자를 모색할 계획이다.총 100만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폐플라스틱으로 수소 생산도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수소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고 오는 2024년 상업 생산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2021년 455억달러(약 55조원)에서 오는 2026년 650억달러(79조원)로 연평균 7.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등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폐플라스틱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50년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