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스타트업]<12>먼슬리키친 "회사 출근하듯 매장서 요리만 하면 됩니다"

외식업 사장은 '만능 멀티플레이어'이어야 한다. 요리에 자신 있어 사업에 뛰어들었어도 영업·마케팅부터 인사, 노무, 재고관리, 회계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들과 씨름하게 된다. 먼슬리키친은 디지털 외식플랫폼 '먼키'로 외식업 사장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 관련 산업을 디지털로 바꾸는 스타트업이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는 “먼키의 지향점은 공간과 시간, 인력 난제를 해결해 외식사업자가 삶의 안정적 방식 중 하나로 창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직장에 출근하듯이' 먼키를 다 갖춰진 안전망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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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키 분당휴맥스점 모습. 분당휴맥스점은 식사시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먼키앱을 통한 점심 7회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먼슬리키친 제공)

자영업의 대명사 격인 외식사업자와 '직장'은 얼핏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먼키는 푸드코트 형태의 맛집편집숍에 정보통신기술(IT) 공유주방 시스템을 접목한 플랫폼이다. 사업자는 4평 남짓 주방에서 요리만 하면 된다. 주문부터 홀서빙, 매장관리, 설거지, 배달, 매출 통합관리 등은 먼키가 대신한다. 김 대표가 먼키 입점 사업자에게 '요리 실력'과 '성실' 두 가지만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직장인이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만 하듯이 먼키는 사업자가 요리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먼키를 '직장'에 비유한 또 다른 이유는 '월화수목금금금'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외식사업자에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선물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 대표는 “안정적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입점 사업자 대다수가 주말 중 하루는 쉬고 20~30%는 이틀 모두 쉰다”면서 “그 다음은 '욕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먼키는 2018년 1호점인 역삼점을 시작으로 강남·시청역·분당 등 수도권 핵심 상권에 7개 지점을 열었다. 약 130여개 식당이 입점했다. 기업체 구내식당 모델(분당휴맥스점, 문정법조타운점), 오피스빌딩 모델(강남점, 구로디지털단지점, 시청역점), 대형마트 및 쇼핑몰 모델(영등포빅마켓점, 판교아브뉴프랑점) 등 상권에 맞게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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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키 시청점 주방오락실 모습.(먼슬리키친 제공)

특히 분당휴맥스점은 홀(공간)과 식사 시간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다. 100석 규모 매장에서 점심시간 동안 700명의 식사를 제공하는 '점심 7회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먼키앱을 통한 식사시간 예약 서비스다. 대기(입장-주문-조리-결제)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이 서비스는 앱을 통해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한 뒤 알림톡을 받으면 매장으로 이동해 바로 식사하는 '대기시간 제로'를 달성한다. 인공지능(AI) 수요예측시스템도 회사가 제공하는 부가가치 중 하나다. 이를테면 '내일 점심에 냉면 100인분 주문이 들어온다'라고 사업자에게 알려준다. 김 대표는 “시간대별 메뉴 수요와 매출을 예측할 수 있어 재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주문이 많은 시간대 메뉴를 미리 준비해 주방 조리 효율성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태펀드를 통한 스타트업 육성'을 예로 들며 영세 외식사업자 지원책으로 재난지원금보다 먼키와 같은 플랫폼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IT산업이 잘 육성된 이유는 정부가 직접 지원이 아닌 벤처캐피털(VC)에 투자를 맡겨 시장 원리에 부합되는 투자 환경을 만들어준 데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먼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영세 외식사업자를 육성하는 VC 역할”이라면서 “먼키 등 사회 안정망 플랫폼에 투자하고 육성한다면 사회적 효익은 모두 75만 외식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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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먼슬리키친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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