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한 유럽기업 대표단을 만나 “노사합의로 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유럽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한국의 노동시장을 합리적으로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 참석, 주한 유럽 기업인들에게 한국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는 외국인 투자기업이 새 정부 주요 고용노동정책방향을 이해하도록 돕고, 근로시간 관련 유럽 주요국의 법·제도에 대해 청취하며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겪는 애로사항 등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유럽계 투자기업 대표이사·임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장관은 '새 정부 주요 고용노동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유럽 주요국의 근로시간 관련 법·제도 현황'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새 정부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노동시장을 위해 현장 실정에 맞지 않는 제도를 개편하고, 기업이 노사의 신뢰를 기초로 합리적인 인사노무 시스템을 갖추어 현장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는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또 “민간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 여성, 고령자의 원활한 노동시장 참여를 지원할 것”이라며 “청년고용을 위한 정부의 민관협력 정책에 외투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은 기업의 경쟁력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최고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확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실시 중인 근로시간 제도를 소개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대체로 한국처럼 총량 단위로 근로시간을 규제하고 있으나 한국과 같은 '주 단위' 규제 방식이 아닌 더 긴 기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노사가 단체협약, 종업원대표 협의 등 합의를 통해 유연하게 노동시간 제도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연속 12주를 기준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4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독일은 최대 24주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 이내이되 하루에 2시간 이상 초과해 일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주 48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산정기준을 17주로해 17주 단위로 주당 노동시간 평균이 48시간 미만이어야 한다.
이 장관은 “외투기업은 국내 일자리 창출 등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중요한 경제주체”라면서 “외투기업과의 지속적인 소통·협력을 통해 노사관계 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