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생활 속 로봇 기술의 성장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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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말 가운데 '삼신가전'(三神家電)이 있다. 세 가지 신이 내린 가전제품이라는 의미다. 식기세척기, 건조기, 로봇청소기를 말한다. 전통적인 3대 가전인 냉장고, 세탁기, TV와 대비돼 시대 변화를 잘 드러낸다.

가사노동 가운데에서 가장 귀찮은 일은 무엇일까. 빨래, 설거지, 청소가 대표적으로 번거로우면서 하기 싫은 일들이다. 그 가운데 집청소라는 노동을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 로봇청소기가 탄생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연 평균 3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성장률이 10%대인 것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 성장률은 유독 높은 편이다. 초기 제품은 진공청소기 보조 기능 역할을 했고,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으로 진화를 거듭한 4세대 로봇청소기가 등장한 이후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로봇청소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장애물을 인식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1세대 로봇청소기는 자일로(Gyroscope) 방식을 적용, 직진 본능으로 사물에 부딪히고 나서야 장애물을 인식했다. 2세대는 카메라 기술을 통한 VSLM 기술 탑재로 사물 인식 기능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장애물 회피 기능이 부족했다. 3세대에서 LDS(Laser Distance Sensor)를 탑재한 후에야 장애물 회피 기능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로봇청소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현재 4세대 로봇청소기는 라이다(LiDAR)와 dToF(direct Time of Flight) 센서를 탑재해 장애물 회피와 자율주행 성능을 갖추고, 앱 개발로 고객의 사용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로봇청소기 시장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로봇청소기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무인 자동차에 적용된 것처럼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핵심 기술이다.

로봇청소기는 시장 편의성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성장한다. 단순한 진공청소 기능에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우는 오토 엠티 스테이션(AES) 기능을 추가했다. 이후에는 물걸레를 자동으로 세척하고 건조하는 스테이션을 더했다. 요즘 업계에서는 올인원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진공 청소와 먼지통 자동 비움, 자동 물 보충, 물걸레 자동 세척, 열풍 건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능을 탑재한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왜일까. 유독 한국 시장에서 로봇청소기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아파트 주거 문화, 인공지능(AI)·IT 발전이다.

우리가 청소할 때는 진공청소와 물걸레 청소를 통합해서 고려한다. 최신 로봇청소기는 진공청소와 물걸레 청소 기능을 함께 지원, 한국의 청소문화와 국내 소비자 요구사항에 부합한다. 아파트 중심 주거 형태는 가정 환경과 실내구조를 표준화, 개발과 사용 편의성을 높여 준다.

로봇가전 기술은 중국과 미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전체 로봇청소기 시장의 70% 이상은 중국 업체가 이끌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을 리드하는 모양새다. 로봇청소기 성능 고도화뿐만 아니라 공기 청정 로봇, 유리창 청소 로봇 등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시장을 키워 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도 개발 인력이 1000명 이상, 로봇 가전 관련 특허도 1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진공청소 기능과 물걸레 청소 기능을 결합한 로봇청소기, 최근에 발표된 올인원 제품들, 공기 청정 로봇, 유리창 청소 로봇 등을 포함한 향후 로봇 가전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로봇가전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웃을 수 있다.

정철교 에코백스코리아 대표 ck.jung@ecova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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