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텍스트·동영상·음성 AI 기술 보유
공공사업 비중 63%…장기고객 54.9% 달해
자금 확보로 데이터 등 초거대 AI 기반 마련
디지털트윈·메타버스 확장…새 프로젝트 준비

Photo Image

코난테크놀로지는 금리 인상, 증시 침체 등 악재를 극복하고 상장에 성공했다. 7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1386.86대 1을 기록했다.

1999년 설립된 코난테크놀로지는 자연어 처리 사업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원천기술인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8년부터 연 평균 18%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융·복합 형태 AI 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전환으로 음성, 영상, 이미지 내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보고,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AI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AI 기술 상용화에 힘쓰고 있는 코난테크놀로지 미래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김영섬 대표에게 코난테크놀로지 상장 배경과 상장 이후 계획, 향후 AI 시장 대응 전략에 대해 물었다.

Photo Image

대담=김원배 전자신문 ICT융합부 부장

-7월 7일 상장했다. 감회는.

▲어려운 시기에 무난하게 상장했다. 증시가 좋든 안 좋든 우리는 일정대로 가자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지난해 6월 9일 킥오프 미팅을 했으니 1년 조금 넘게 걸린 셈이다. 임완택 상무가 상장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외부 도움없이 상장을 준비했다. 기술을 돈으로 바꾸는 건 잘 못했지만,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었다.

회사는 사람 집합이다. 구성원 사기 문제도 있다. 상장을 통해 회사 구성원과 성취감을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회사가 코스닥 상장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상장 이전에는 우리 구성원과 고객만 상대했다. 이제는 주주라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밖에서도 조심하고 조금 더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책임감이 생긴다.

Photo Image

-창업한지 23년이 됐다. 부침은 없었나.

▲회사를 꾸려온 23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 않았겠나. 창업 당시 목표가 분명했다. 약 2000명 정도 연구자를 보유한 세계적인 연구개발 회사를 만들고자 했다. 5~6년 지나 연구개발 중심 회사를 한국에서 꾸리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다. 연구개발에 대한 대가가 별로 없다.

사업하면서 인수 제의도 많았고, 상장할 기회도 수차례 있었다. 상장을 미루고 미국 진출에 집중했다. 미국 사업은 창업하자마자 준비했다. 미국방송사협회(NAB)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는 'NAB 쇼'에도 2001년부터 9년 연속 참가했다.

당시 미국에 가면 ESPN·CNN 등 방송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미팅했다. 그러다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방송사가 모든 사업을 홀딩했다. 2~3년 미국에서 영업을 계속해야 과실을 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에 연 500만달러(약 69억원) 이상 마케팅비를 썼다. 버티기 힘들어 미국 사업을 철수했다. 향후 3년 안에는 해외 사업 계획은 없다.

-상장을 추진한 배경은.

▲AI는 데이터와 장비, 사람이 중요하다. 시장변화에 따라 초거대 AI가 화두인 데, 이게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다.

데이터 비용이 가장 많이 들고, 그 다음은 장비다. 장비가 100억~200억원이다. 그래서 초거대 AI 하는 기업은 네이버나 카카오, SK텔레콤, KT, LG 정도다. GPU 팜이 잘 구성돼 있을수록 딥러닝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다. 장비가 부족하면 리턴 결과를 받아볼 때 두세 달 걸리는데 장비가 잘 갖춰지면 며칠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다. 그럼 결과를 보고 다시 로딩할 수 있으니까 연구 속도가 완전히 차이난다.

인력도 한 축이다. AI는 슈퍼 선수 한 두 명을 확보해야 한다. 손흥민 선수가 필요하다. 슈퍼 선수를 백업할 수 있는 열 명이 대부분 연구를 끌어간다. 국내 AI 연구자 3대 천왕, 4대 천왕 이런 얘기도 돈다.

다행히 코난테크놀로지는 윤덕호 박사가 부사장으로 있다. 윤덕호 박사는 거의 원톱으로 꼽히는 AI 슈퍼 선수다. 창업부터 지금까지 코난테크놀로지에서 AI 연구개발에 열정을 다하고 있어 매우 든든하다.

여기에 마케팅·영업 등에 사용할 자금을 확보해야 했다. 기술력에서는 항상 자신이 있었지만, 기술과 돈을 바꾸는 데는 서툴렀다. 이제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한 기술·시장 경쟁력 강화, 코스닥 상장을 통한 인지도 상승, 대외 신뢰도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Photo Image

-코난테크놀로지만의 기업 문화가 있나.

▲학구적이다. 사내 교육 프로그램 '코난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코난아카데미는 내부인력의 연구개발 수준을 높이기 위한 코난테크놀로지의 고유문화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것을 다 가르쳤다.

코난아카데미 학장은 윤덕호 부사장이다. 강의 교재도 있다. 2019년 윤 부사장이 '파이선 날코딩으로 알고 짜는 딥러닝'을 출간했다. KAIST나 충남대, 충북대, 부산대 등에서 교재로 쓸 정도로 공신력 있다. 윤 부사장은 책으로 교재 본문과 코드 리뷰, 질의응답으로 꾸려진 딥러닝 교육을 직접 진행했다.

포상도 한다. 시험을 통해 등수에 있는 사람은 상을 준다. 등수는 공개를 안 하고, 등수에 있으면 상품권을 주는 방식이다. 개근상은 또 따로 준다.

-코난테크놀로지 사명은 어떻게 지어졌나.

▲코난테크놀로지는 한국어 자연어 정보검색 스터디 클럽 '코난'이 모태다. 'KOrean Natural language Analysis' 이렇게 앞자를 따다보니 코난이 됐다. 당시에 우리 구성원들이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미래소년 코난'을 좋아해 괜찮다고 생각했다.

Photo Image

-경쟁사와 차별화된 사업 전략은.

▲기술경쟁력이다. 엠파스 검색엔진을 코난테크놀로지가 제공했다. 엠파스 검색엔진을 개발해 엠파스 포털 검색서비스에 적용하면서 빅데이터 검색·분석 기술 사업화를 본격화했다. 당시 매출 10%를 받았다. 네이버보다 나은 검색엔진라고 생각한다.

23년간 당장 성과를 위한 기술 이전이나 오픈소스 활용보다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 최근 3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40%에 이른다.

코난테크놀로지는 AI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텍스트, 동영상 및 음성 관련 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많은 AI 기업이 오픈소스를 활용하거나 기술을 이전 받는다. 이에 반해 코난테크놀로지는 주요 AI 기술 모두를 자체 개발해 보유했다. 23년 업력을 통해 쌓은 규칙 기반 기술과 AI 기반 기술 모두를 갖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기술평가가 사업을 수주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63% 정도를 공공 부문에서 거둘 수 있었다.

23년 동안 2500여 고객을 통해 쌓아온 고객 신뢰도 차별화 요소다. 지난해 매출 중 5년 이상 장기 고객 매출 비중이 54.9%에 이른다.

-독자 AI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

▲텍스트 부문은 크게 검색, 분석, 챗봇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신 연구 성과는 국내가 아닌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검색은 사용자 의도에 맞는 검색결과를 찾아주는 뉴럴서치 엔진인 '코난서치6'가 있다. 데이터가 중앙 집중화되는 클라우드가 트렌드다. 코난서치6는 수십억건에 이르는 초대용량 문서에 대해 키워드 검색과 함께 의미기반 검색을 제공하고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특히 하이엔드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의 경쟁력이 있다.

동영상 부문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검증된 대용량 동영상 처리 기술 기반으로 한 비디오 튜링 테스트(VTT) 사업을 통해 객체인식 기술을 보유했다. 방위사업 분야 이상상황 감지 기술의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을 획득했다. 국방 분야 감시·경계·정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오픈소스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파이토치와 100% 호환되는 코난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자체 개발 중이다. 이를 활용해 국방 분야 보안·AI 시장에 진출한다.

음성 분야는 사람처럼 듣고, 말하는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기술을 갖고 있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각종 강의 자동 자막 생성 서비스를 지원한다. 메타버스, 교육,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사람과 같은 음성합성 기술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사업 방향을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로 잡았다.

▲항공기 고장·수명예측시스템(PHM) 시스템 개발을 중심으로 여러 사업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다. 올해 말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PHM 관련 프로젝트 3건 계약이 예정됐다.

PHM 이외에도 KAI 여러 분야 사업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할 방침이다. AI 강화 검색, 분석, 챗봇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대표적이다.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비전 AI 기술을 통한 드론 자율 비행, 항공·위성 이미지와 동영상 데이터 처리 등도 협의 중이다.

음성합성 SaaS를 활용해, 메타버스 게임사와 신기술 도입 이전 성능 테스트(PoC)를 진행 중이다. 메타버스 아바타에 사람과 같은 음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K팝 아이돌 음성합성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코난테크놀로지 대표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는.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영화를 보면 동막리 촌장이 마을이 평화로운 이유를 설명하며 “뭘 마이 멕여야지 뭐”라고 한다. 23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이제는 돈도 많이 벌고 임직원을 풍족하게 해주고 싶다. SW기업 경쟁력은 곧 사람이다. 잘 먹여야 단합이 잘 되지 않겠나. 남들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규모를 키워 세상에 없는 회사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는 1978년 한양대에 입학, 전자통신을 전공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 미국 벨코어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999년부터 코난테크놀로지 대표로 몸담고 있다.

논문으로는 영한 기계번역 시스템 설계에 관한 연구(1984), 자연언어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구현에 관한 연구(1988) 등이 있다.



, 사진= 김민수기자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