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국내 대표 조선사와 협력해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개발을 위한 첫발을 디뎠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공동 개발하는 7만4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과 관련해 미국선급(ABS)과 마샬아일랜드 기국(旗國)으로부터 기본승인 인증(AIP)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기본승인 인증이란 선박 개발 초기에 기술 적합성·안정성·실효성을 인정받는 절차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초단계가 승인된 것으로 앞으로 이어질 설계과정에서 기술 표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선급과 마샬아일랜드 기국은 선박 기술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선사로서 액화이산화탄소의 해상운송 및 선박운영 관련 제반 사항과 필요 제원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선적하거나 양하할 수 있는 항만 후보지들의 기항 제약 조건을 고려해 다수의 항에 적합한 선박 제원과 최대 선적량을 산출해 설계에 반영토록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개발에 참여하면서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의 세부적인 특성과 액화이산화탄소 선적과 양하 시 필요사항, 운송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했다. 세계적으로 액화이산화탄소 운송 경험이 있는 선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운항 중 탱크 압력을 유지해 화물을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화물저장시스템(CCS)과 화물운영시스템(CHS)을 고도화하고 적재량이 극대화되도록 선박을 설계했다.
대량의 액화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운송하려면 고압(5.1bar.g)과 저온(-56℃)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새로운 강재를 적용해 세계 최대 크기의 이산화탄소 운반선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선박의 길이는 284m, 폭 42m이며 친환경 선박 연료인 LNG추진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폐유전이나 폐가스선 등에 주입·매립하는 기술(CCS)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는 곧 액화이산화탄소 해상운송의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공동 개발에 선사로서 참여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한 경험을 토대로 향후 미래 친환경 해상운송의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액화 이산화탄소 전용운반선을 통해 글로벌 선사로서 세계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