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약국에 전자처방전 제출하면
약 조제하고 복용방법도 온라인 안내
배송망 활용 자택·비대면 수취처 전달
日 약국, 온라인으로 수익모델 확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일본에서 '처방약' 판매를 추진한다. 수십년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일본 약국 산업이 온라인으로 수익 모델을 확대하는 일대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업계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아마존이 내년 일본 시장에 온라인 처방약 판매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소 약국과 환자를 잇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 처방약에 관한 상담을 진행한 후 이를 자택까지 배송하는 형태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일본에 '전자처방전'이 도입되는 2023년 해당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초기에는 일본 내 중소 약국이 처방약 전용 플랫폼에 입점하는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이들에게 일정액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이용자는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전자처방전을 아마존 플랫폼에 입점한 약국에 제출하면 된다. 약국은 이를 바탕으로 약을 조제하고 온라인으로 복용 방법을 안내한다. 이후 아마존의 일본 내 배송망을 활용해 이용자 자택이나 비대면 수령처로 약을 전달하는 구조를 검토 중이다.
일본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특례 조치로 온라인 진료, 전자처방전 등을 허용했다. 온라인 조제약 배송 서비스가 시작되면 환자들이 약을 받기 위해 약국에서 순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특히 만성질환 탓에 정기적으로 약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번거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 아마존은 배송지를 중심으로 사용자 거주지 인근 약국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 조제약국은 지난 2020년 기준 총 6만여개다. 닛케이는 온라인 조제약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오프라인 중심 전통 약국이 새로운 경쟁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마존과 손을 잡은 중소 약국이 온라인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본 대형 약국이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에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동안 일본 대형 약국은 조제약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식품, 잡화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일본에서 식품, 잡화 등을 판매하는 아마존이 처방약 시장까지 진입하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진다. 닛케이는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가 시작되면 일본 약국 업계 질서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 2018년 미국 온라인 약국 플랫폼 '필팩'을 인수했다. 2020년 11월에는 필팩의 약품 판매 서비스를 기반으로 '아마존 파머시'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미국 처방약 판매 시장에 진입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