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행동과 취향 분석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
유기적인 데이터 분석과 실행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
성공적인 마케팅은 데이터 과학에 기반한 고객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수가 된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은 리프트오프의 앱 마케터 커뮤니티 ‘모바일 히어로즈’와 함께 ‘[모바일 히어로즈와의 토크]’라는 기획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 최전선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마케터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 두번째 시간으로 스푼라디오 퍼포먼스 마케팅팀 송란영 리드와 류지영 매니저, 그리고 번개장터 김한상 그로스&프로덕트 마케팅팀 리드가 자리해 주었다.
-맡고 있는 앱에 대한 소개 한다면.
▲송란영, 류지영=스푼라디오는 2016년 국내에 처음 런칭해 현재는 2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오디오&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목소리로 크리에이터와 청취자를 연결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푼라디오에서는 누구나 특별한 장비 없이 핸드폰 하나만으로 쉽게 오디오 크리에이터가 되어 스푼라디오의 청취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매력입니다.
▲김한상=번개장터는 중고거래 경험의 혁신을 창출해나가는 리커머스(Re-commerce) 테크 플랫폼입니다. 번개장터 역시 중고 제품 구매자가 손 쉽게 판매자 입장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쉽고 안전한 거래로, 끊임없이 재발견하는 거래”라는 미션 아래 보다 빠르고, 안전한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와 물품 픽업부터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배송 서비스인 '포장택배', 중고 스마트폰 시세 조회 및 매입·판매 서비스 ‘내폰시세’ 등 고객 혁신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지난 2011년에 론칭했고, 10년만인 2021년 2조 450억 원에 달하는 연간 거래액을 기록했습니다.
-두 앱 모두 타겟층이 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지 궁금하다.
▲송란영=스푼라디오 주요 청취자들의 연령대는 18세에서 24세까지로 볼 수 있습니다. 트렌디함은 물론 새로운 것을 소구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간략하고(short) 재미있는(fun) 것을 중시하는 세대입니다. 이에 스푼라디오 내부에서는 타겟의 이런 특성과 잘 이해하고 크리에이티브를 고민합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숏폼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신규 유저 유입에 엄청난 변화를 줬습니다. 기존 스푼라디오의 크리에이티브가 다소 정적인 컨셉이었다면 올해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한 소재는 빠르고 간결한 메시지가 핵심이었습니다. 그 결과, CAC(customer acquisition cost, 고객획득비용)가 기존 대비 50% 이상 개선됐으며 신규 유저 수 또한 큰 폭으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류지영=이를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스푼라디오와 타겟층이 비슷한 타 카테고리 서비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만화경’과 함께 인기 웹툰 성우 오디션을 개최하는가 하면, TJ미디어와의 코인노래방 오디션을 진행해 유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바이럴 되게끔 하는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한상=번개장터는 스니커즈, 명품을 비롯한 브랜드 패션 상품과 디지털기기, 골프, 바이크 등의 취미 용품을 거래하는 ‘취향 중고거래 앱’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번개장터의 타겟도 MZ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소비자 접근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팀에서는 고객이 번개장터를 찾는 ‘Aha moment(아하 모먼트)’를 발굴해 추후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리커머스는 다른 e커머스와 달리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 입장이 되기도 하고 필요 시 구매자 입장이 되기도 하는 양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내부에서 판매와 구매를 통틀어 ‘거래'라고 표현하는데, 2개월 내 3번의 거래를 달성한 고객은 가입자 전체 대비해서 3배의 리텐션(Retention, 고객유지) 성장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렇듯 고객들의 이용 패턴을 발견해서 해당 고객군을 번개장터 플랫폼 내에서 성장시키기 위한 프로그램과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회사(담당 앱 서비스)만의 특별한 크리에이티브 또는 데이터 분석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송란영=이미 말씀 드린 것처럼 스푼라디오는 2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크리에이티브 전략도 국가마다 다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푼라디오와 같이 유저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플랫폼에서 각 국가의 특징을 아는 것이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일상이나 고민 상담과 같은 대화 주제의 방송이 인기가 있다면, 일본에서는 성우나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방송들이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앱을 들어가면서부터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서버의 유저들은 대체로 실제 사진을 프로필 등록 하는 반면, 일본은 아바타와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습니다. 서비스 내 콘텐츠뿐 아니라 프로덕트에 대한 사용성도 다릅니다. 미국은 DJ가 혼자 방송하는 것보다 여러명의 유저들이 함께 소통하는 라이브콜(다자간콜) 사용률이 타 국가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이처럼 국가별 유저 특성에 따라 어떤 크리에이티브 메시지를 소구할 것인지, 어떤 매체를 활용할지 등 모든 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한상=데이터 관점에서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실제 마케팅 전략에 충실히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데이터 분석과 액션을 한 팀에서 통합적으로 진행하는 회사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데이터 분석과 실행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인력은 대부분 분리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력이 분리되어 있으면 그만큼 정보의 누수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는 번개장터에서 GPM(Growth & Product Marketing, 성장& 제품 마케팅)팀 리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분석 중심의 팀과 실행 중심의 팀이 함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GPM 팀에서는 고객 행동에 대한 현상을 진단하고, 성장 기회를 포착해가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나아가 가설에 맞게 실제 서비스를 개선하고 실험하는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 존재 자체가 분석, 실행, 성장을 한 맥락에서 이뤄지게 하는 전략인 것입니다.
-결국 분명한 타겟층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과 취향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겟이 젊은 만큼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 같은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류지영=스푼라디오는 서비스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며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 유저 참여(engagement)를 더 끌어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스푼라디오 유저 이탈의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부재’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재참여(re-engagement)를 KPI(핵심성과지표)로 잡고 리타겟팅 캠페인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활성이 없는 유저를 재활성화 시키거나 기존 유저를 대상으로 특정 액션을 끌어 내는 등 스푼을 좀 더 즐겁고 유의미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테스트를 하며 의미 있는 지표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리타겟팅 캠페인의 성공적인 사례로, 일정 기간 활성이 없는 유저를 대상으로 스푼의 오리지널 콘텐츠(스푼에서 제작한 방송)를 소재로 활용한 경우가 있는데, 기존 콘텐츠가 아닌 스푼만의 새로운 양질의 방송이 다시 앱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돌아온 유저는 라이브 방송 청취는 물론 유저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자간 ‘라이브콜’이나 상호교류가 높은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앱 내 잔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감소 추세였던 WAU(Weekly Active User, 주간 활성 유저)가 증가하는 그래프를 보여줬습니다. 결국 리타겟팅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겟 분류 별 콘텐츠의 연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를 타겟팅 하는지에 따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목표는 달라지게 되고, 연결성이 부족할 경우 다시 이탈하거나 서비스 신뢰에 부정적 이슈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어떤 유저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한상=저는 앞에서 언급한바 있는 '아하 모먼트'를 저희 팀이 어떻게 찾고 있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시겠지만 고객이 제품 및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순간, 그것을 '아하 모먼트'라고 부릅니다. 소비자들에게 계속 새로운 경험을 전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들이 어떤 지점에서 번개장터에 가치를 느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하 모먼트'를 발견하고 달성하는 길에는 왕도가 없기에 각 플랫폼에 맞는 성공 방정식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Retention is the king of the growth(리텐션이 성장의 왕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리텐션을 핵심 지표로 공통적으로 두고 분석을 시작합니다. 저희 팀은 '아하 모먼트'를 찾는 과정을 5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Step1:방문 리텐션 기준점 찾기
우선 측정이 쉽고 넓은 모수 커버리지를 가지는 방문 리텐션 기준을 만듭니다. 모수는 플랫폼의 평균 방문 빈도를 주기별(일별, 주별, 월별, 분기별)로 구분합니다.
Step2:가설 브레인스토밍
리텐션이 긴 고객과 빠르게 이탈한 고객의 차이를 구분해줄 행동 지표를 찾습니다.(예: '적어도 카테고리 x개 이상 거래한 고객', '적어도 좋아요를 x개 이상 누른 고객')
Step3:팀 투표로 추려진 지표로 가설 검증
신규가입 유저 기반으로 특정 지표를 달성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눠서 리텐션을 살펴보고, 가설 검증 결과를 거칩니다. △가설 경험 유저의 규모가 충분한지 △가설 경험 유무에 따른 리텐션 차이에 의미가 있는지 △가입 후 가설 경험까지 걸리는 시점은 언제인지(아하 모먼트) △가설을 경험한 적절한 횟수는 얼마인지
Step4:분석 모수 재확인
재방문 유저 모수 중 우리가 선정한 '아하 모먼트' 지표를 경험한 고객의 숫자를 다시 한 번 검토합니다. 달성해야 하는 가설의 현실성과 모수의 규모가 모두 적합한 지표를 찾는 단계입니다.
Step5:Causality(인과관계)를 찾기위해 A/B Test를 진행
분석은 바로 실행을 위한 것! 실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지 증명하기 위해 A/B testing을 수행하고 실제 방문 리텐션이 증가하는지 검증합니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취향을 인지하는 감각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분석적 역량도 갖춰야 하는 것 같다. 특별한 노하우나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공유해줄 수 있는지.
▲송란영=데이터 활용·분석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iOS14 이후 개인정보 규제 강화로 1st party data(1차 데이터) 활용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마케터로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 다각도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스푼라디오 내에는 퍼포먼스 마케팅팀뿐만 아니라 데이터테크(Data-tech)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팀과 같은 데이터 관련된 팀들이 있습니다. 이 팀들과 다양한 방면으로 협업하면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류지영=리드님이 말씀 주신 것처럼 개인 정보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화 마케팅이 어려워진 앱 마케팅 시장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잘 볼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마케터의 역량인 것 같습니다. 산발되고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찾고 분석하는 능력은 필수 역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1st party data(1차 데이터)와 3rd party data(3차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서비스 전반에 걸친 사용자 여정을 개선해 나가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상=지배적인 매체, 마케팅 기법, 개인정보보호 등 관련 법규와 빅테크들의 정책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앱 마케터는 이런 모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Versatile(다재다능한)’ 성향을 요구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환경이 격변하고 있고 기존에 많이 활용하던 3rd party data(3차 데이터), 쿠키 정보 대신 1st party data(1차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자발적으로 리뷰와 피드백,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앱 마케터들도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공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모든 마케팅이 그렇겠지만, 새로운 단계는 항상 열리고 있기 때문에 잠시도 안주할 수 없는 것이 앱 마케팅 산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바일히어로즈란?
: 앱 마케팅 트렌드와 이슈를 함께 공부하고 개선방안을 고민하는 앱 마케터들의 커뮤니티다. 앱 마케터는 모바일 산업이 발전하며 만들어진 신규 직종이고, 시장 자체가 매우 변화무쌍한 만큼 문제와 고민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관심이 있는 앱 마케터는 리프트오프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