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겨울철 냉기를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농촌 하우스 시설 등 냉방에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윤영직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박사팀이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적용한 열교환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기포자가진동은 양쪽에 온도 차가 존재할 때, 기포와 액체가 연속 배열된 슬러그류가 외부동력 없이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이다. 이를 이용하는 열교환장치는 온도가 높은 물체에서 낮은 물체로 열을 이동시키는 장치다.
개발 열교환장치는 차가운 외기, 냉기 저장매체인 물을 담은 축냉조, 이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모세관 튜브, 튜브 내 냉매로 구성돼 있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 땅속 물 간 온도 차가 발생하는데, 이때 냉매가 진동하고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출된다. 매우 차가워진 물을 여름까지 보관해 이용하는 것이 기술 개요다.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동력이 필요 없다. 기존 열교환 기술보다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미 기술 실증도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서울대 평창캠퍼스에서 냉열 생산과 저장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약 1킬로와트(㎾) 냉열 생산 성능으로 약 4.5도 냉수를 생산, 1톤 용량 축냉조에 저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3월 이후 실증 결과로, 겨울에는 더 차가운 냉수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열교환 장치 용량과 성능을 높인 후 올해 10월에 완공되는 서울대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내 100평 규모 유리 온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냉방 공급 실증도 진행한다.
윤영직 박사는 “기후 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 신재생에너지 기반 시설하우스 냉방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겨울철 신재생 자연 냉기를 이용한 냉방 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및 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