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케이메디허브, 신경이 도포할 수 있는 전기 전도성 하이드로겔 개발
우리 몸 중심에서 여러 기관을 통제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몸을 움직이거나 감각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신경을 조절하면 우울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나 통증을 개선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복잡한 신경을 미세하게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신경을 하이드로겔로 조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김연수 신소재공학과 교수·한임경 박사 연구팀이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송강일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몸속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전기 전도성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하이드로겔은 뇌처럼 굴곡이 많은 생체 표면에 균일하게 바를 수 있어 신경 조절에 유리하다.
최근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몸속에 이식할 수 있는 유연한 전기 전도체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이 전기 전도체가 실제로 적용되기 위해선 전기 전도성이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생체 조직과의 유사성, 낮은 독성, 접착력 등을 갖춰야 한다.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전기 전도체를 개발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그래핀 기반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웨이브를 쪼기만 하면 흑연의 박리와 양쪽 이온성 단량체의 중합이 동시에 일어나 손쉽게 하이드로겔을 만들 수 있다. 이 하이드로겔은 전기 전도성이 높은 데다가 물속에서도 우수한 접착력을 유지한다. 형태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이드로겔의 점탄성이 생체 조직의 특성과 매우 비슷해 염증 반응이나 접촉으로 인한 손상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연구 결과 쥐의 좌골 신경에 하이드로겔을 이식하고 저전류 전기자극을 주자 신경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C2C12 세포를 이용한 세포독성시험, 쥐 조직에 대한 생체적합성 시험, 조직학적 분석을 통해 생체에 무해하다는 것도 확인됐다.
김연수 교수는 “전기 전도성 하이드로겔의 개발로 생체 조직과 전자공학의 연계성을 크게 높였다”며 “생체 조직과 비슷한 신경 외 전극 재료로서 향후 차세대 생체 전자공학 분야에 활발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