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소재 자립화 시동]해외 극한소재 정책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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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우주항공 극한소재 경쟁.

미·중 패권경쟁과 신냉전 시대에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잇따르면서 극한소재는 과학기술 경쟁 차원을 넘어 경제와 국가안보에 중요한 전략기술로 부상했다.

극한소재 대부분이 수출통제 품목이어서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극소수 국가와 기업이 기술을 독점한 상태이고 독점 기술을 내재화(소재기술 블랙박스화)한 제품은 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된다.

미국 ECCN 기준 전략물자품목 991개 가운데 58개, 일본 화이트리스트(첨단소재, 소재가공 분야 기준) 품목 92개 가운데 26개가 극한소재에 해당한다. ECCN은 미국 수출관리(EAR)통제 목록 분류체계로 우리나라 전략물자 분류번호 체계도 ECCN과 같다.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파괴무기의 개발·제조·사용·저장에 이용될 수 있는 것이 전략물자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전략물자 수출통제를 강화했고 세계 주요국에 전략물자 수출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전략물자 관리 대상 품목은 국내외 상황 변화에 따라 수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술자립이 필수다.

이에 미국, EU, 일본, 중국 등 주요 강국은 첨단소재 개발과 시장 선점에 국가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정부 주도로 극한소재 연구 인프라 구축과 R&D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0년 '극한소재 이니셔티브(Harsh Environment Materials Initiative)' 전략을 공개했다. 공공연구소를 중심으로 첨단연구시설을 구축해 극한소재를 개발하고 민간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 전략에 따라 NASA는 GRC(Glenn Research Center)를 구축하고 원거리 위성발사 추진체를 비롯한 우주환경용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는 극한소재 실증연구를 지원하는 제조실증시설(MDF) 운영을 시작했다. 홉킨스극한소재연구소(HEMI)는 다양한 특수장비를 도입해 극한소재 R&D 수준을 높이고 있다.

EU는 극한소재 R&D 인프라 통합 구축과 역내 국가간 다자협력 프로그램 추진에 집중한다. 시설과 장비 통합운용 플랫폼을 구축 운영해 극한소재 연구인프라 집적화와 개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교통, 항공, 핵융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민간 극한소재 R&D도 지원한다.

일본은 미래사회 선도 핵심 8대 기술영역의 하나로 내열·내압·고강도 소재를 포함한 극한기능소재를 추가하고 전략 육성하고 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극한기능재료연구부를 중심으로 극한환경에서 물질 합성, 성능 시험평가 등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NIMS)는 지난 2020년 액체수소재료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액체수소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필요한 재료 기반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극한환경 실험시설(SECUF)'을 구축했다. 이 시설을 기반으로 극한소재 개발을 넘어 원천 응용기술까지 학문·기술적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과학원(CAS) 주도로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극한환경 물성특성화, 고온·고압·대규모 소재연구, 극한조건 양자상태제어, 초고속조건 소재연구, 실험보조시설 등 5개 극한소재 실험인프라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극한소재 자립화 시동]해외 극한소재 정책 동향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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