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기업인에게 얻은 용기로 다시 도전"…희망 심은 캠핑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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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재도전 캠핑투어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 혼자라고 느꼈는데 투어에서 많은 재도전 선배를 만나면서 그분들과 멘토들이 내 뒤에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뒤에서 받쳐주니 제가 노력한다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도전 캠핑 투어에 참가한 김태일 씨는 투어로 재도전할 의지를 되살려줬다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들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돌며 재도전에 성공한 기업인과 경영 전문가들을 만나는 '제1회 재도전 캠핑 투어'가 마무리됐다. 지난 8월 재도전사관학교 주최 투어에 참가한 3명의 예비 재도전 기업인은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 3명은 누구보다 열심히 사업했지만 실패라는 쓴맛을 본 사람들이다. 사업 실패 후 5년여간 은둔하기도 했고 다섯 번의 사업 실패로 빚과 체납된 세금만 남기도 했다. 신용불량자가 됐다가 겨우 면책되기도 했다.

참가 전 이들은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또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고 했다. 실패를 경험한 동료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고 더 아픈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해보겠다는 마음이 움텄다는 설명이다.

조세진 씨는 “온라인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을 시작할 때 한 번은 부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반년 만에 사업을 접으니 너무 힘들었다”면서 “그 후 5년 동안 주변 관계도 끊고 마치 동굴 속에 있다 나온 것 같았는데, 인생 역경을 거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김진원 씨는 “투어에서 방문했던 (재도전 성공) 기업 대표들에 비하면 (내가) 고생 안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선배들이 한결같이 '마음을 비우니 일이 풀려 나갔다'고 말했다”면서 “이제 어떤 일이든 고민만 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바로 실행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누구보다 후배들의 아픔을 잘 아는 재도전 선배 기업인들은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충환 아이데이터 대표는 “지금도 지갑 속에 빨간딱지(압류딱지)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파산 당시 너무 힘들었고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으려 아등바등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힘들게 붙들고 있는 손을 한 번 놓아보라는 조언을 들었고 정말 손을 놓으니 이미 바닥이었다”면서 “그렇게 마음을 잡으니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재도전 준비과정부터 회계, 세무, 인사관리, 투자 등 경영까지 재도전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도 꼼꼼하게 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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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캠핑 투어 참가자들이 선배 재도전 기업인의 설명을 듣고 있다.

투어를 기획한 한상하 재도전사관학교 대표는 당초 기대보다 반응이 좋았다면서 성실하게 사업에 임했으나 여러 이유로 실패한 기업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의지를 다시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새벽에 잠들기 전까지 밀도 높은 교육이 이어지며 3박4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참가자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변화를 위해서는 이론 교육만으로는 어렵고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도전 선배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자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인데, 정부 재도전 사업은 자금 지원에 국한돼 있다”면서 “이번 같은 투어를 통해 재도전 기업인이 스스로 깨어나고 선배 기업인이 후배를 위해 동참하고 후원하는 재도전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