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넘어 유럽·북남미 원정 관람객 운집
드라마·패션·푸드까지 한류 체험 인기
예선 거쳐 아티스트와 합동무대 꾸미고
안무 교실·랜덤 댄스 등 참여 행사 눈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개최된 '케이콘 2022 LA'가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19~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케이콘 행사장에는 K-팝 떼창은 물론이고 뜨거운 함성, 정교한 댄스 군무까지 펼치는 글로벌 팬들로 가득했다. 행사장 곳곳은 애리조나·유타·캘리포니아·텍사스 등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캐나다·프랑스·스웨덴·브라질·멕시코 등 유럽과 북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K-팝과 K-콘텐츠 팬들로 북적였다.
김현수 CJ ENM 음악콘텐츠본부장은 “올해는 CJ ENM이 K-팝과 K-컬처 글로벌화라는 사명을 갖고 케이콘을 개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그동안 8개 국가 9개 도시에서 총 25회 오프라인 공연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다섯 차례 온라인 공연 진행으로 축적한 역량을 모아 케이콘 2022 LA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CJ ENM은 케이콘 기간 동안 K-팝 콘서트 'K-팝 쇼' 이틀 공연을 비롯해 차세대 K-팝 유망주를 소개하는 '루키즈', 뷰티·패션·푸드·소비재 등 국내 강소기업 48개사가 참여한 연관산업 홍보 부스와 K-팝 랜덤 댄스 등 120여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K-콘텐츠에 매료된 글로벌
케이콘 컨벤션장에는 K-콘텐츠에 소개된 음식과 한국의 놀이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부스와 뷰티·패션·푸드 등 소비재 관련 국내 강소기업의 상품 홍보·판매 부스가 마련됐다.
CJ ENM에서 운영한 놀이체험공간,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다이어리를 꾸밀 수 있는 '다꾸' 이벤트 장소도 마련됐으며 '비비고' 등 K-푸드를 직접 시식할 수 있는 먹자골목에는 음식이 다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관람객이 긴 줄을 만들었으며 먹방 크리에이터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또 CJ ENM 드라마와 영화를 홍보하는 K-스토리존이 케이콘 사상 처음으로 등장했다. 드라마 '환혼'과 '호텔 델루나' 등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를 비롯해 북미 개봉을 앞둔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 등에 대한 홍보가 진행됐다. 드라마 속 의상을 입고 인증샷을 남기고 증강현실(AR)로 구현한 포스터도 체험할 수 있었다.
케이콘 컨벤션장에서는 K-드라마와 예능에 대한 인지도가 실제 높았다. 넷플릭스·비키 등 미국 내 우리나라 방송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유통창구가 늘어난 결과다.
미국 어바인에서 케이콘을 찾은 리치 엘리어스(UCLA 대학생·남) 씨는 “최근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며 “한국 드라마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출신 헤더(30대·여성) 씨는 드라마 'W'를 즐겨봤다고 답했고 애리조나에서 온 크리스틴(20대·여성) 씨는 매주 '런닝맨'을 찾아본다고 했다.
우리나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 유일하게 북남미 시장에 진출한 '코코와' 운영사 웨이브아메리카(옛 코리아콘텐츠플랫폼)도 케이콘 컨벤션장에 부스를 차렸다. 코코와 서비스와 함께 자체 제공하는 콘텐츠 홍보를 위한 참여다. 코코와가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 케이콘 이후 두 번째 참가다.
박근희 웨이브아메리카 대표는 “코코와는 캐나다·미국부터 브라질까지 북남미 전역에서 K-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 제휴를 체결한 아마존프라임과 비키·컴캐스트 등 미국 내 주요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6월 16일자 4면 참조〉
◇아티스트와 합동공연 기회까지
케이콘 현장의 K-팝에 대한 열기도 뜨거웠다. 컨벤션장에는 아티스트와 미국 유명 댄서에게 직접 K-팝 안무를 배우는 '케이콘 스퀘어', 스테이씨·TO1·라잇썸·크래비티 등 신인 아이돌그룹과 팬들의 거리를 보다 가깝게 만든 '케이콘 스테이지' 등 K-팝 관련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자동차기업 토요타 후원으로 마련된 '댄스 가라지존'에서는 K-팝 랜덤 댄스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 등 K-팝이 무작위로 재생될 때마다 안무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K-팝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테이지로 올라가 군무를 만들어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케이콘 초기부터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토요타의 제이콥 주크 북미 마케팅 스폰서 담당은 “K-팝 문화가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 K-팝 아티스트와 캠페인을 진행했고 케이콘 스폰서십 참여를 결정했다”며 “신차 퍼포먼스를 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이자 효과적 장소”라고 평가했다.
또 K-팝 아이돌 케플러와 K-팝 콘서트 무대에 오를 팬을 선발하는 '드림 스테이지' 열기도 뜨거웠다. 행사 둘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각지에서 참가한 128명 팬들이 '와다다' 음악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며 경쟁했고 주위는 큰 함성소리로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케이콘 드림 스테이지에 참여한 미국 유타주 출신 미셸(10대·여성) 씨는 “학교에서 K-팝 댄스그룹을 만들어 활동 중”이라며 “케플러 공연을 직접 보고 무대에 함께 오를 기회를 잡기 위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예선을 거듭한 결과 총 20명이 케플러와 케이콘 무대에 올랐다.
케이콘 대미를 장식한 K-팝 콘서트는 흡사 한국 콘서트장을 방불케했다. 글로벌 K-팝 팬덤은 1만5000석 규모 크립토닷컴 아레나 전석을 채운 공연장이 떠나갈 정도의 함성은 물론이고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엔하이픈, ITZY(있지) 등 아티스트 이름을 외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어 가사를 정확한 떼창으로 부르며 무대 위 가수와 혼연일체가 됐다.
주성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비즈니스센터장은 “케이콘은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랭핑크 글로벌 성과에 앞서 나온 획기적인 공연 모델로 미국 내 한류문화 확산을 본격적으로 이끈 성공모델”이라며 “미국에선 기본적으로 K-팝 팬덤이 크게 존재하고 영화 '기생충' 이후 주목 받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넷플릭스 등을 통해 접점이 확대, 인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