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폭염으로 기후위기 대응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가 원자력, 태양광 등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숨진 사람이 1000명에 육박했다. 미국 중부 캔사스주에서는 소 약 2000마리가 폐사했다. 중국은 양쯔강이 메말랐다. 상하이는 섭씨 41로 기상 관측 이래 149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국가에선 산불 화재도 잇따랐다.
이상기후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된다. 올해 1월 미국 기상학회(AMS)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5월부터 9월 동안 북반구에서 최소 한 번 이상 대규모 폭염이 일어난 평균 일수는 73일에 불과했으나 이후에는 152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세계 온실가스 농도는 최고치에 도달했다. 2020년 기준 이산화탄소 수준은 산업화 이전인 1750년 대비 149%를 기록했다. 메탄과 이산화질소는 각각 262%, 123%로 최대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는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핵심 물질로 꼽힌다.
문제는 이상기후가 단기에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유엔(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년 폭염 일수는 전국 평균 8.8일에서 오는 2040년까지 최소 16.9일, 최대 17.9일까지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이유로 원자력과 태양광 등 저탄소 에너지원 도입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요 대학 원자력 관련 교수진 및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 발간한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정책 길라잡이'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극히 적은 저탄소 에너지원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다. 특히 태양광은 가정·상업용 옥상이나 주차장 등 도심 속 유휴지에 적용 가능한 이점이 있다.
세계 각국도 저탄소 에너지원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공식화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세계 124개국에 달한다.
다만 원자력·태양광 등 '경직성전원' 확대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장 교수는 “경직성 전원이 동시에 무작정 늘게 되면 전력안정성이 훼손될 것”이라면서 “유연성 자원 확보가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