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기피 가뜩이나 심한데…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올해 일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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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장기재직에 효자 역할을 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올해 일몰을 앞두고 있어 중소기업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가 가뜩이나 심한 상황에서 유인책이 사라져 인력 관리에 어려움 가중을 걱정하고 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중기부는 올해를 끝으로 일몰 종료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연장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공제에 가입해 5년간 720만원(매달 12만원)을 적립하면, 정부(1080만원)와 기업(1200만원)의 지원을 더해 3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청년의 자산형성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취업 촉진과 장기근속 유인이 핵심이다.

실제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서 호응을 얻어왔다. 2018년 도입 이후 매년 3만명이 넘는 청년근로자가 가입하며 지난해까지 4년간 가입자는 총 13만5898명에 달했다. 당초 2021년 일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한 청년 경제난 극복과 중소기업 인력애로 완화를 위해 1년 연장했다. 올해 신규 가입자도 지난달 말 기준 2만887명에 이르며 올해 예산을 조기에 소진할 정도로 열기를 이어오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대·중소기업 간 근속기간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지원이 소멸된다는 데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대-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격차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4년이던 대·중소기업 근속기간 격차는 2020년 5.0년으로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근속기간이 5.6년에서 6.1년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대기업은 2.1년(9.0년→11.1년) 늘며 격차가 심화했다. 중소기업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경제 위기가 덮치면서 중소기업 인력 관리에 대한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노 연구위원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이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여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청년내일채움공제 연장 논의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중기부 관련 이슈 중 하나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일몰 기한 폐지'를 꼽았다. 보고서는 “매년 3만명 이상의 청년노동자가 공제에 새로 가입하고 있는 상황과 공제사업의 고용유지 성과를 고려해 계속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청년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고도화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 기업과 근로자 의견을 반영해 금액과 기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개선하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예산은 기존 규모에 비해 축소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본래 사업 취지가 핵심 인력이 중소기업에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유도해 궁극적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장기근속 유도 △핵심 인력 양성 △청년 인력 유입 촉진 등을 목표로 신규 사업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에 신규 사업 예산안을 제출한 상태”라면서 “새로운 사업이다 보니 내년 예산은 기존보다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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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우수 중견기업이 참여하는 2022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가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구직자들이 채용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대·중소기업 평균 근속기간>

※대기업(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 중소기업(상시근로자 5~499인 기업), 격차(대기업-중소기업 간 차이)

(출처 :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기 기피 가뜩이나 심한데…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올해 일몰 '우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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