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김경태 생명과학과 교수·박사과정 오은지 씨가 노브메타파마와 공동연구를 통해 페록시솜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PPAR)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에 유용한 연구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뇌 조직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체가 만들어지고, 만성 염증반응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는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점점 감소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제3형 당뇨병으로 불리며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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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포스텍 교수

지방이 과하게 쌓여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대사 작용에 이상이 생기고 체내 만성 염증도 늘어난다. 이러한 현상이 노화와 함께 작용하면 뇌 조직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의 형성을 가속화 해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연구팀은 비만이나 이상 지질 혈증, 당뇨의 치료 표적으로 연구됐던 PPAR에 주목했다. 컴퓨터 가상 스크리닝과 세포 기반 스크리닝 기법을 동시에 이용한 약물 개발 플랫폼으로 소분자 화합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실제 PPAR 단백질과 결합을 확인함으로써 PPAR의 활성 물질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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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MB 약물 투여에 따른 뇌조직 내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 양 변화 이미지

이 화합물을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마우스 모델에 3개월간 경구투여한 결과, 치매로 인해 떨어진 기억력·인지 기능이 정상 마우스 모델만큼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뇌 조직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와 신경 교증도 줄어들었다.

뇌 조직 내 면역세포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로 인해 나타나는 만성 염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염증관련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었음을 밝혔다.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투과해 뇌 조직으로 전달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경태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독성 검사와 구조-활성 관계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에 최적화된 약물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뉴로테라퓨틱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