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글로벌파운드리, 10兆 규모 반도체 '빅딜'

42억달러 추가 투자…핵심 파트너사로
5G 트랜시버·와이파이 등 탑재 칩 생산
美 반도체법 따른 보조금 영향 분석
中에 생산거점 둔 '삼성' 득실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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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글로벌파운드리와 총 10조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퀄컴은 기존 계약 규모를 2배 이상 웃도는 추가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파운드리를 핵심 반도체 칩 제조 파트너로 낙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뉴욕 공장에서 42억달러 규모 반도체를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기존 32억달러 계약을 더해 총 74억달러(약 9조6600억원)에 달하는 구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퀄컴이 설계한 5G 트랜시버, 와이파이(Wi-Fi), 자동차, 사물인터넷(IoT)에 탑재할 반도체 칩을 생산하게 된다.

토마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파운드리 뉴욕 공장이 퀄컴을 장기 고객사로 확보하면 미 연방은 물론 주 정부 수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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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

미국 상·하원 의회는 지난달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총 520억달러(약 68조원)을 투입하는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CHIP-Plus Act)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서명하면 즉시 발효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2022년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부터 5년간 자국에 반도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에 총 390억달러(약 50조6300억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게 된다. 이번 퀄컴과 글로벌파운드리의 협력도 이 같은 보조금 혜택을 염두에 두고 추가 계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법은 지원금 수혜 기업이 중국 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담고 있다.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2020년 중국 청두시와 합작해 세운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가드레일 조항 위반 우려 없이 미국 정부 혜택을 받으며 반도체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TSMC와 삼성전자는 반도체법 시행에 따른 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찰스 슈머 미국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이 반도체 생산·연구에 제공하는 주요 혜택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 같은 계약 사례(퀄컴-글로벌파운드리)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2월 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와 미국·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반도체법'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 시설 투자에 430억유로(약 59조원)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제휴, 프랑스에 57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유럽에서 반도체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약 11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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