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의 라이더 산업재해 예방 안전 점검이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를 지키는 업체는 불이익을 보는 때가 많고 불이행 업체는 꼼수로 행정조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6월부터 7월까지 중상해 재해나 사망 사고 발생률이 높은 배달 플랫폼을 대상으로 안전 실태 점검에 나섰다. 사고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 사업장에서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점검 항목은 △2020년 1월 16일부터 최초로 노무를 제공 받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수 △안전 교육 실시 여부 △안전보건교육 기관에 교육 위탁 여부 △자체 교육 시행 여부 △노무 제공 시 교육을 실시한 인원과 하지 않은 인원 △승차용 안전모 착용 지시 여부 △비정상 작동 이륜차에 대한 탑승 제한 지시 여부 △이륜차 정상 작동 여부 정기 확인 여부 등이다.
현장에서는 안전 점검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달 지사를 운영하는 점주가 라이더 안전 교육과 이륜차 점검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서류를 긴급히 만들어서 이행한 것처럼 제출하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교육과 이륜차 점검 진위 확인을 따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지는 꼼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 산업안전기준과 관계자는 “교육 자료까지 허위로 작성해서 제출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허위로 제출된 건수를 파악한 적은 없으며,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계획도 현재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는 한마디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다. 애초에 교육을 위해 라이더를 한꺼번에 지사로 불러 모은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안전 교육을 전수 진행하려는 사업자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만 교육을 위해 라이더를 불러들인다면 당장 배달 건수가 중요한 라이더로서는 타 플랫폼으로의 이탈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형식적으로 관련 문서를 취합해서 제출해도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으니 현장에서는 점검 시 행정조치를 피하기 위한 조치만 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산재 신고를 하는 사업장은 조사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안전 교육을 제대로 했어도 증빙 자료를 미리 마련해놓지 않으면 과태료를 무는데, 허위로 자료를 만들어서 제출한 사업장은 아무런 과태료를 물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제도를 제대로 지키려는 사업장의 관리 절차는 복잡해져 라이더 이탈 조짐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산업재해 예방 안전 교육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직접 교육하고 이수증을 발급하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 이수증을 등록한 배달 종사자에게만 배달 오더를 노출할 수 있게끔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