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4분기 출시 예정인 7세대 그랜저 계약 물량이 4만대를 넘었다. 아직 티저 이미지조차 공개하지 않은 신차가 반년 치 생산분에 달하는 계약분을 확보한 것은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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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전기 콘셉트 모델. 7세대 그랜저는 1세대 디자인 요소를 반영한다.

2일 현대차 영업 대리점에 따르면 이날 기준 그랜저 계약 대기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지난주 3만대 돌파에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1만대가 늘었다. 주말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 하루에 2000대씩 계약된 셈이다.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 부품난으로 인한 출고 적체로 사전 계약 없이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기로 했다. 대기 고객이 원할 경우 기존 순번을 유지한 채 신형 모델로 계약을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이 소식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선 대리점에 계약 문의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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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전기 콘셉트 모델 실내.

이달 중 현재 판매 중인 6세대 그랜저를 계약하면 2.5 가솔린 모델 기준 5개월이 소요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들 모델을 구매하면 신형 그랜저 출시 전까지 차량을 인도받기 어렵다.

현대차는 이를 고려해 그랜저 구매를 기다리거나 신규 계약하려는 고객에게 신형 모델로 전환 계약할 수 있음을 안내하라고 영업 직원에게 공지했다. 신형 출시로 기존 계약자들이 반년 이상 출고를 기다리고도 차량을 받지 못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기존에는 신형으로 모델 변경 시 기존 구형 계약자들이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계약해야 했다”며 “고객 불편을 덜기 위해 신형 모델 전환 계약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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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판 중인 6세대 그랜저.

현재까지 계약을 받은 4만대는 올 상반기 그랜저 판매량 3만3396대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그랜저는 2020년 14만대 이상을 팔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에는 반도체 대란 여파로 8만7000여대를 판매했다. 현재 계약 증가 추세라면 4분기 신형 출시 전 이미 1년 치 이상 물량을 확보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7세대 그랜저는 연내 출시 소식 외에 공식적으로 어떤 정보도 구체화된 게 없음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차체 크기와 디자인, 첨단 장비 등 역대급 스펙으로 무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동호회 등에 올라온 테스트 차량 사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각 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계승하면서 전장이 5m가 넘도록 차체 크기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부분 자율주행 기능 등 새로운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도 강화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