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38〉배양육 시장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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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신기술·신산업 못지않게 전통 산업인 농업에 꾸준히 관심갖고 있다.

OECD가 농업 부문에 지속적으로 리포트를 내며 관심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주요한 이유는 인구 증가율이 농업 생산성 증가율보다 높은 것이다. 이에 기존과 같은 식량 공급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통한 식량 조달 논의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배양육' 시장이다.

세포배양육은 생명공학 기술로 세포를 배양, 생산되는 새로운 육류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주원료로 체외 배양을 통해 맛과 영양성분이 고기와 유사한 형태로 생산하는 대체육의 한 종류이다. 배양육 생산은 기존 육류와 다르게 가축의 사육과정이 없는 상태로 동물성 단백질을 생성하는 세포농업이다. 기존 식물성 대체육·식용곤충에 비해 기존 육류와 유사도가 높아 육류 풍미의 재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배양육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식량 확보뿐만 아니라 친환경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 연구 그룹 CE Delft에 따르면 배양육은 전통 육류 생산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미치는 영향이 92% 적고 공기 오염은 93% 적으며 대지는 95% 적게 사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동물로부터 단백질만 취하는 과정이므로 도축되는 동물 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동물 학대 등 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배양육 시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성이다. 배양육은 2013년 기술개발에 성공하였으나 생산비 절감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당시 만들어진 배양육은 가축의 근육조직에서 근육위성세포를 분리하고, 콜라겐 등으로 만든 기둥을 둘러싸도록 배양하면 근육위성세포가 근섬유로 분화하면서 링(ring) 형태를 띠게 되는 개념이다. 이러한 링을 약 2만 개 정도 모아 만들었던 것이 시식회 당시의 햄버거 패티였다.

당시 마크 포스트 교수가 창업한 모사미트(Mosa meat)에서 세계 최초로 시식 가능한 배양육 햄버거 패티를 선보였는데 햄버거 가격이 무려 3억원에 달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시식용 배양육 생산비용(100g당 가격)은 2013년 37만달러에서 2017년 1986달러로 낮아졌고 2025년까지 5달러를 목표로 기술개발 중인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다.

배양육 시장의 미래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세포배양육 기업의 전반적인 기술발전 양상을 살펴보았을 때, 세포배양육의 기술발전은 기존 축산물의 품질을 뛰어넘는 방향보다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배양육 생산과정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 활용에 따른 GMO 논란이 있으나 미국, 유럽 등에서 안전한 배양육 생산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이 되지 않아 관련 분야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구구조만큼 명확히 예측되는 변수는 드물다. 우리 인류가 기존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배양육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적 요인은 손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년 3월 12일 세계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스라엘의 세포배양육 회사가 존재한다. 이스라엘 증권거래소에는 약 1년 전인 2020년 4월 16일에 상장한 상태였다. 우리가 지금 배양육 시장에 관심을 보여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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