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선택 아닌 필수' 친환경 물류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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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에 '친환경 배송'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속도로 성장한 e커머스 시장의 영향으로 물류 시장 전반에 탄소 배출 저감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친환경 물류 전환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류업계는 자체적으로 친환경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운송 차량 전환을 확대하는 동시에 친환경 파렛트를 도입해 자원 선순환에도 앞장서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 설치, 친환경 플랫폼 구축 등 타 업종과 협업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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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친환경 전기택배차

◇전기차·태양광…친환경 가속

물류업계는 자체적으로 친환경 물류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기아와 함께 오는 2025년까지 대한통운형 목적기반차량(PBV)을 공동 개발해 향후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40여대의 전기택배차와 두 대의 수소전기트럭을 도입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탄소ZERO 파렛트' 400개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물류센터에 투입했다. 파렛트는 고객사 '락앤락'의 자투리 플라스틱을 재료로 활용했다. 파렛트 400개를 폐플라스틱으로 제작할 경우 약 26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소나무 896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친환경 전기화물차 121대를 운용하고 있다. 연내 139대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전기화물차 배송지원을 위해 충전기 33기를 운용 중이며 연말까지 48기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자사 물류센터 옥상 유휴공간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물류센터에서 바로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9.1GWh 규모로 탄소 배출량을 연간 4185톤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 탄소배출량 7.8%를 감축하는 효과다.

한진은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친환경 플랫폼 '플래닛'을 구축했다. 플래닛은 온라인으로 일회용품 소재를 수거해 자원으로 다시 순환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한진은 일회용품을 수거하고 배송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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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친환경 물류 지원체계 부실”

국내 물류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 분야는 약 13.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이 7% 남짓임을 감안했을 때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국내 운송 분야 중 도로 수송 온실가스 배출량은 9830만톤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96%를 차지했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택배 물량은 총 36억3000만개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30.1%가 증가한 수치다.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70.3회로 지난 2019년 대비 30.7% 증가했다.

정부는 친환경 물류 전환을 뒤늦게 서두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지속가능 국가교통물류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7440만톤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배출량 대비 24.3%를 줄인 수치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친환경 물류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략적인 계획과 목표만 있고 세부적인 관리 체계, 지원 규모 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 '녹색물류지원사업'의 경우 화물차 무시동 히터·에어컨 설치 등을 지원하는데 올해 지원 규모는 12억5000만원에 그쳤다.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이다. 법안에 따라 내년 4월부터는 택배현장 신규 차량으로 경유 차량을 등록할 수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기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친환경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부작용 가능성이 높다”며 “일선에서 활동하는 택배업 종사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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