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 풀뿌리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금융산업의 허들로 작용한 금산분리를 다시 손질하는 것이다. 그동안 금산분리 논쟁이 지속됐지만 이로 말미암아 산업자본과의 결합은 불가능했다. 전통 금융이 갈라파고스가 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규제 정비도 포함됐다. 미래 신산업으로 불리는 가상자산 특별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가상자산 정의는 구체화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빅테크의 지나친 역규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디지털 생태계가 급성장하면서 업권 간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빅테크를 규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모두 초대형 빅테크들의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고 타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은 빅테크들이 자사의 특정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요구할 수 없고, 경쟁사 서비스보다 우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미국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도 빅테크가 자사 서비스를 경쟁사와 비교해서 우선 노출하거나 플랫폼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서 “금융사와 빅테크 모두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할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금융 안정을 위한 기본 틀은 유지하되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우리나라 금융생태계도 과도한 규제를 조속히 풀고 디지털 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은행법상 은행이 비금융 회사에 15% 이내 지분 투자만 가능한 금산분리 규제는 조속히 풀어야 한다.
금융지주사의 비금융 자회사가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금융사를 자회사로 설립할 수 있도록 법도 개정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 한국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