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학 컨소시엄이 미래 전력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질화갈륨(GaN) 파운드리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선다. 전기자동차, 데이터 서버, 무선·고속 충전, 5세대(G) 이동통신 등에서 고성능·저전력 GaN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도체 전문기업 시지트로닉스(대표 심규환·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 교수)는 DB하이텍·홍익대·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정부 출연금 38억원을 포함 총사업비 68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GaN 전력집적회로(Power IC) 파운드리 기술개발' 사업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시스템반도체-화합물-혁신제품형 사업' 일환이며 정식 명칭은 '대구경 GaN-on-Si 기반 650V급 전력 소자 및 GaN Power IC 기술개발'이다. GaN 전력반도체 세계시장 규모가 10억~20억달러 대로 성장하는 2026년대에 8인치 GaN Power IC 분야 진입을 목표로 한다.
GaN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 전력반도체보다 밴드갭, 이동도, 전류포화밀도가 높아 동작저항이 낮고 동작주파수가 높다. GaN 전력반도체 산업화가 세계적 업체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트의 전력효율을 높이고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 PC, TV, 드론, 전기차, 의료기 등의 응용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제3세대 반도체로 알려진 GaN는 기존 실리콘(Si), 실리콘 카바이드(SiC)를 넘어서는 가장 유망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전력변환 효율이 뛰어나고 대전류 제어와 고속스위칭 성능이 탁월하다. 최근 소형 정보기술(IT) 충전기와 같은 응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기술 난도가 높아 세계적으로 독일 인피니언과 대만 TSMC 등과 같은 소수의 기업만이 상용화에 앞서 있는 산업화 초기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을 50~90%로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시지트로닉스가 100~605V급 GaN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FET)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내년 개별소자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동과제에서 시지트로닉스는 보유한 6인치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호환 GaN 전력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DB하이텍과 함께 8인치 대구경 GaN-on-Si 기술을 개발한다. 능동소자, 수동소자, 로직회로, 회로설계, 공정기술 및 패키지 기술까지 개발해 GaN Power IC 파운드리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이 그동안 개별소자에 국한된 GaN 전력반도체 기술을 더 높여 GaN 파운드리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 및 제품화에 성공하면 미래 전력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비메모리 팹리스 기업들이 GaN 파운드리를 이용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개발은 물론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관련 산업 육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환 대표는 “GaN 전력반도체 소자를 인버터로 활용하면 전체적인 에너지 손실을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고성능·저전력을 추구하는 반도체 시장 업계에서 GaN 시대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