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을 견디는 친환경 소재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가 국내에서 탄생했다. 스마트 센서 등에 무한한 동력을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경북대(총장 홍원화) 공동연구팀과 함께 친환경 소재 기반 '고온 환경 작동형 플렉시블 압전소자'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플렉시블 압전소자는 압력·구부러짐 등 미세한 힘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압전소자 대부분은 '납 티탄산 지르코늄(PZT)' 소재로 만들어졌으나, 인체와 환경에 유해해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는 추세다.
원자력연은 친환경 압전물질인 '칼륨 소듐 니오베이트(KNN)'에 미세도핑 방식으로 비스무트(Bi)계 화합물을 첨가해, 분말 형태 압전소재를 만들었다.
다만 KNN은 PZT를 대체할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지만, 온도가 높아질수록 압전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원자력연은 Bi계 화합물 도핑 양을 미세하게 조절, 고온에서 구부렸을 때도 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최적 상태를 찾았다. 압전전압상수 값을 극대화한 신물질을 개발한 것이다.
이어 경북대는 원자력연이 자체 개발한 KNN계 압전분말을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폴리이미드 고분자와 결합, 고온 환경 작동형 플렉시블 압전소자를 제작했다. 특히 300도 고온에서도 구부러진 상태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를 정확하게 평가하고자 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굽힘 변형도 고려하는 '발전 성능 평가 시스템'도 구축했다.
최영철 원자력연 스마트기기진단연구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KNN계 압전물질은 높은 온도에도 압전성을 발휘하는 친환경 물질”이라며 “웨어러블 기기 등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압전소자 개발 경험을 살려, 고온 및 방사선을 버티는 원전용 스마트 센서도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이경자, 이민구 원자력연 스마트기기진단연구부 연구원, 박귀일 경북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현동열 학생으로 구성됐다.
연구결과는 복합 재료과학 및 세라믹 재료과학 분야 학술지인 '컴포지트 파트 비(Composites Part B)' 4월호와 '유럽세라믹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Ceramic Society)' 5월호에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