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SK실트론, KEC 등 대기업 투자 잇따라
중견·중소 반도체 소부장업계와 연계 반도체 생태계 구축
지역대학 반도체 전문인재 양성으로 업계 인력 부족 해소 나서
전자산업 중심지인 경북 구미에 반도체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인근 대학에서도 반도체 관련 학과를 개설해 구미가 K-반도체 허브로 떠올랐다. LG이노텍·SK실트론·삼성SDI 등이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원익큐엔씨·KEC·매그나칩반도체·탑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까지 포진, 구미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 재조명받고 있다.
LG이노텍은 구미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액 가운데 4130억원을 들여 반도체 패키지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설비를 신설하기로 했다.
FC-BGA는 PC와 서버, 네트워크 등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최근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다.
SK실트론도 설비 증설에 나섰다. SK실트론은 3월 경북도와 3년 동안 구미3단지에 1조495억원을 투입, 300㎜ 웨이퍼 공장을 짓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2024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KEC 역시 경북도와 지난해 말 반도체 생산설비 고도화에 나선다. KEC는 200억원을 투자해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고용안정을 위한 생산설비 고도화 투자로 'KEC 비전 2025' 중장기 계획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소부장 등 후방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에는 반도체 관련 중견기업 9개사를 비롯해 총 120여개 기업이 있다.
지역 대학도 반도체 분야 인력양성에 나서고 있다. 경북대는 연간 400명 이상 규모의 반도체 전문대학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 실무인재 50명, 반도체 고급인재 50명 등 총 100명을 배출한다. 또 소재, 공정, 설계,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산업 생태계 관련 연계 분야를 통합하는 학제 융합 대학원 과정으로 300명을 배출한다.
대구가톨릭대는 내년도 학기에 반도체대학을 신설한다. 3년 8학기 제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반도체대학은 반도체전자공학과, AI자동차로봇학과, 반도체공정학과로 구성할 예정이다. 대구대는 최근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2022년 부처 협업형 인재 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반도체 전공트랙사업에 선정됐다. 향후 3년 동안 반도체산업 설계 트랙을 운영할 예정이다.
영진전문대도 지난달 SK실트론과 주문식 교육 협약을 맺고 반도체 핵심 소재 제조 분야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전기계열은 올 2학기부터 SK실트론 협약반을 개설, 자동화 직무 기술에 특화한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 영진전문대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반도체 관련 기업에 483명을 취업시킨 대학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에 반도체 관련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고, 지역 대학이 반도체 실무 및 고급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구미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중심지역으로 급부상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