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110㎓까지 소급성 갖춰
6G 140~150㎓ 대역 체계 필요
로봇기반 정밀 측정시스템 이어
캘리브레이션 키트 등 개발 중
국가 측정표준 대표기관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6세대(G) 이동통신 측정표준 준비로 새 시대를 열어갈 밑작업에 나서며 세계를 선도할 준비 중이다.
표준연 산하 물리표준본부 전자파표준그룹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현재 140~150기가헤르츠(㎓) 이상, 높게는 300㎓까지 얘기가 나오는 6G 주파수 대역을 문제없이 활용하기 위한 측정표준 확립 작업 중이다.
측정표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국제 규격에 과학적 척도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측정표준 제정이 곧 새로운 기술체계라는 건물을 짓는 기초 공사인 셈이다. 게다가 측정표준은 세계 여러 나라 간 교역에서 국제적인 '상호인정'에 근간이 돼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 전자파 측정표준은 110㎓까지만 소급성을 갖춘 상태다. 140~150㎓ 대역에서는 현재 제대로 된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측정 불확도가 15%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6G 관련 성능, 인체 안전성 등 다양한 스펙 예측에 장애가 된다. 당연히 관련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 크다.
문제는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측정 난도 역시 높아진다는 점이다. 고주파수는 파장이 작아 그만큼 측정에 정밀함이 요구된다. 가령 30㎓ 주파수는 파장이 10㎜인데 300㎓ 파장은 1㎜ 수준이다.
표준연 전자파표준그룹이 이런 정밀한 측정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6G 주파수 내 채널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로봇 기반 정밀 측정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을 기반으로 전파 전송 시 상황별 변화를 면밀하게 측정하는 '채널 모델링'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방식은 당연히 수동보다 높은 정밀도를 담보할 수 있다. 연구진은 올해 안에 기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전자파 임피던스(전기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 전력, 유전율과 같은 기본 측정량을 파악하는 대응 연구도 하고 있다. 임피던스 관련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바로잡는 캘리브레이션 키트를 개발 중이다.
유전율 관련으로는 PCB 기판을 비롯한 6G용 회로 재료의 유전율 물성 파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6G 주파수 대역 신호원을 만드는 연구, 독일 표준기관과의 전력 측정표준 소급성 확보를 위한 측정 비교도 준비하고 있다.
권재용 표준연 전자파표준그룹장은 “우리가 만든 6G 기술이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쓰이려면 국제간 상호인정을 위한 측정표준이 필수”라며 “우리 연구가 결실을 보고 관련 산업계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