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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비행선 ‘세일 플레인’ 상상도. 사진=애리조나 대학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을 시작한 지 일년이 넘었다. ‘화성 비행’이라는 새로운 탐사 영역을 개척한 ‘인저뉴어티’지만 1회 3분 비행, 최대 높이 12m에 불과한 이 헬기가 험준한 화성을 모조리 탐사하기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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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플레인’ 비행 테스트용 시제품. 사진=애리조나 대학

이에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과 애리조나 대학 과학자들은 인저뉴어티의 후임으로 더 멀리, 더 높이 화성을 누빌 ‘세일 플레인(Sailplane)’의 시제품을 제작하고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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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소형헬기 인저뉴어티(오른쪽)와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가상 그래픽.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은 지구의 1%에 불과한 매우 얇은 대기를 가지고 있다. 거기다 매우 강한 먼지바람이 불어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앉아 충전을 방해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해 연구팀은 인저뉴어티처럼 태양광을 이용해 충전하고 날아오르는 대신 화성의 가장 풍부한 자원인 바람을 이용하기로 했다.

현재 나온 시제품은 무게 5kg, 날개 길이 3.4m의 작고 가벼운 비행기 형태다. 하늘에서 분리된 세일 플레인이 협곡 사이로 강하게 부는 바람을 타고 별도의 모터 없이도 사이사이를 자유롭게 누비게 만드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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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처럼 접혀있던 ‘세일 플레인’이 공중에서 날개를 펼치는 모습. 사진=애리조나 대학/미 항공우주국(NASA)

이 비행기 안에는 협곡과 화산에서 풍향, 온도, 가스 데이터를 수집할 센서와 카메라가 탑재돼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와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도달할 수 없는 곳의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알렉스 클링 나사 소속 과학자는 “우리가 세일플레인으로 탐사를 예정하는 지역은 화성 표면과 대기 사이의 모든 교환이 일어나는 곳이다”라며 “미량의 가스도 섞여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데이터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제작 비용이 적게 든다고 전했다. 세일 플레인 발사 및 운용 비용은 1억달러(1300억원) 정도로 이는 2018년 발사 후 아직까지 운용 중인 화성 지진 탐사선 인사이트호와 비슷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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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플레인’ 비행 테스트용 시제품에 풍선을 단 모습. 사진=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은 “무엇보다 (세일 플레인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함이다. 엔진을 달지 않았다는 것은 비행에 질량, 복잡성, 신뢰성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제품은 풍선을 달아 테스트 중이다. 연구진은 “화성과 가장 비슷한 해발 고도 4570m 지점에서 비행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화성에서 역시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비행이 완료된 이후 재도킹하는 경우에 풍선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