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내 이준석 대표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박성민 비서실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친윤(윤석열)계파를 중심으로 한 전방위 압박에 이 대표가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한편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격을 시사하면서 두 진영간 전면전이 예상되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박 실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실장의 사퇴는 대선 승리 직후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여만이다. 박 실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동행했었다.
정치권은 박 실장의 사퇴에 대해 친윤계와 이 대표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미 두 진영이 되돌리기 힘든 수준까지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실장 사퇴가 이 대표에게 미치는 실질적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당내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로, 이 대표와의 접점이나 친밀도는 크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가교점이 사라지고, 친윤계의 이 대표 선긋기가 공식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SNS를 통해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며 본인의 현재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지칭한 '그들은' 친윤계 인물들을 겨냥한 것으로 본격적인 반격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대선기간 윤석열 캠프 구성 당시 당대표 패싱논란이 있었을 때도 이 대표는 “그러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고 잠적한 바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