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연이은 선거패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팬덤정치'에 대한 우려가 국민의힘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친윤(윤석열)계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 구조가 생기고 있는 가운데, 2030 청년층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 대표 팬덤이 형성되면서다. 특히 이 대표는 성비위 무마 의혹 관련 윤리위를 앞두고 있어 팬덤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일 정치권 따르면 이 대표 윤리위원회를 기점으로 이른바 '이준석 팬덤층'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리위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결정될 경우 “1년 만에 당을 혁신하고 두 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이 대표를 기득권 세력이 몰아낸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리위는 이르면 이번 주에 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서 27일에 윤리위가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외에 머물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장 언제 윤리위가 열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당내 반응이다.
이 대표가 징계 자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단 윤리위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이 대표 사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만큼 제재 수위 문제일 뿐 징계 자체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윤리위 징계가 결정될 경우 이 대표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중 하나의 처분을 받게 된다.
당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바는 징계 처분시 '이준석 팬덤층'의 단체 행동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20만명의 당원이 80만명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이 중 다수가 이준석 팬덤층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거리시위와 일부 의원 및 당원들을 향한 '문자폭탄' 등의 공세도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혁신위원회 출범을 두고 이 대표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던 배현진 의원이 문자폭탄 등의 공격을 받았다.
당의 이미지 실추도 문제다. 팬덤정치 갈등이 커질 경우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중도층 이탈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그동안 일정을 미루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야 윤리위를 연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윤리위와 징계 여부가 자칫 선거 이후 당내 주도권 싸움으로 비춰질 경우 당은 물론 윤석열 정부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새정부 국정 초기임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이번 윤리위는 상당한 위기요인”이라며 “민주당의 폭탄은 이미 터졌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폭탄은 곧 터질 것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