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100세 인생 시대, 경력 단절 IT 전공자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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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전환(DX)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디지털전환은 IT 분야는 물론 기존의 전통 금융과 서비스업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향후 제조업은 물론 공공 서비스, 교육과 국방,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창업 6년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시가총액에서 창업 100년을 자랑하는 우리은행의 거의 2배에 도달해 있고, 배달앱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자동차의 약진은 엄청난 규모의 공장과 화려한 점포를 갖춘 전통적인 기업들의 가치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전환에 힘입어 '더럽고 치사한' 3D 업종으로 분류되던 IT업계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기존 산업들이 업의 본질을 디지털로 재정의하고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IT 인력 부족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민·당근·토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과격한 연봉 인상이나 스타트업에 의한 과도한 스톡옵션 역시 IT 인력 부족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 해결 방안으로 경력 단절 IT 전공자가 주목받고 있다. 마크애니는 40~55세 경력 단절자들을 모집해 코딩 전문기관 비트컴퓨터에서의 3개월 훈련 후 전원 채용하겠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를 효율화하고 디지털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IT업계에서 일하다 결혼으로 가사에 전념하고 있든지 코딩이 싫어 타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을 디지털전환의 장으로 다시 끌어들여서 활용한다면 우리 사회의 생산성 향상에 한몫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IT 전문교육을 받고 이수 후 타 직종으로 바꾸는 경우는 대부분 코딩의 어려움 때문이지만 지금은 플로차트(flow chart)만 그려도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로코드(Low code) 기술도 나와 있고, 오픈소스 프로그램도 쉽게 찾을 수 있다. 100세 인생 시대에 IT 전공자라면 제2의 인생으로 도전해 볼 만하다. 경력 단절 전공자에게 IT를 다시 가르쳐서 활용한다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교사, 창업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르칠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 소동의 와중에도 우리나라 생산력은 별로 떨어지지 않았고, 수출은 지속적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 뒤에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진자를 추적하고, 일사불란하게 백신 통보와 집계를 해낸 IT 인프라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프라는 IT 인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 의료, 금융, 교통, 교육 등 모든 분야가 IT 인프라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IT 인력 확충과 활용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다. 더구나 중국과 미국의 치열한 경쟁도 인공지능,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집중돼 있음을 생각하면 이들의 재교육과 활용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IT 경력 단절 전공자의 활용은 최근의 IT 개발자 부족 현상을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고용 매칭을 통해 제2, 제3의 인생에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 juchoi@mark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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