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어컨 업계, 구릿값 급등에 비명…대체재 확보 '비상'

핵심소재 구리가격 9000달러대 폭등
다이킨공업, 구리 사용량 60% 감축
파나소닉, 알루미늄 적용제품 확대
미쓰비시도 구리 줄이기 대책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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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어컨 업계가 구리 가격 급등세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에어컨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이 최근 몇 년간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은 완제품 가격경쟁력과 수익 보존을 위한 대체재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내 주요 에어컨 관련 기업이 최근 가격이 치솟는 구리를 다른 소재로 대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리는 전체 에어컨 제조 비용 가운데 1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초반 1톤당 5000달러 수준이던 구리의 3개월 선물 가격은 현재 9000달러대로 폭등했다. 지난 3월에는 한때 톤당 1만845달러를 기록하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이처럼 상승한 구리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일본 현지 가전 업계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 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에서는 대체품 확보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에어컨 냉매 전문업체 다이킨공업은 오는 2023년까지 내수 시장에서 구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줄이기로 했다. 다이킨공업이 지난 2020년 자국에서 사용한 구리량은 총 1만4000톤이다. 지난해 회계기준(2021년 4월~2022년 3월) 손실액 약 1350억엔(약 1조2991억원) 가운데 380억엔(약 3656억원)가량이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으로 추산했다.

다이킨공업은 열교환기, 모터 등에 사용하는 구리를 알루미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알루미늄 가격은 구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가공이 어려운 것이 과제다. 다이킨공업은 가공비를 모두 포함해도 구리 대비 약 20%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오는 2024년까지 구리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가정용 에어컨의 열교환기에 사용하는 구리를 알루미늄으로 대체, 구리 사용량을 약 40% 줄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 장기화에 따라 알루미늄 적용 제품군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미쓰비시전기도 구리 사용량 절감 행렬에 동참했다. 신형 가정용 에어컨은 물론 현재 시판 중인 모델에서 모터와 열교환기에 사용하는 구리 비중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