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주류 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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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도로에서 주류도매상 차량들이 제품을 받기 위해 대기중인 모습.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주류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편의점은 매장별 소주 발주량을 제한하고 있고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다른 제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기준 편의점 5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는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 발주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정상 출고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한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각 사는 가맹점 수송용 차량을 하이트진로 공장으로 보내 물량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주류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 물량 부족을 대비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 공장 출고량은 평시 대비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차주들이 공장 앞에서 운송을 방해하고 있어 출고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에서 새로 계약한 물류업체가 오는 16일부터 투입되지만 파업이 이어지는 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OB맥주도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출고량이 평시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운송 계약을 맺은 한익스프레스·동원로지스틱스 차주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주말 세븐일레븐 일부 점포에서는 '카스' 500㎖ 캔 제품 발주가 일시적으로 제한되기도 했다.

소상공인에게 주류를 납품하는 도매상도 문제를 겪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공장에 직접 방문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에 대형 화물차로 받던 납품 물량에 비하면 턱 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류 도매상 관계자는 “도매상도 납품량이 줄어든 상황이라 새로운 가맹점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거절하고 있다”며 “일부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 일부 도매상은 가맹점 주문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주류 외에 다른 품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생수 시장 1위 제주삼다수는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제주항 봉쇄로 내륙 제품 운송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식·부자재 등을 비롯한 신선식품 운송·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다음주까지 파업이 이어진다고 하면 소주를 비롯해 다른 품목까지 물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사태가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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