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대도시-읍면 중·고 수학 격차 갈 수록 커져
첨단산업 원천 수학 관심과 의욕까지 떨어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1년 지역 규모별 수학 3수준(보통학력) 이상 비율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중·고등학생들의 수학 수준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학과 증원과 지역균형발전이 연계돼 거론되고 있지만 반도체의 기본이 되는 수학 수준 격차가 커져 대책이 요구된다. 교육부는 통계분석이 끝난 지 몇 달이 되도록 원인 분석도 못한 상태다.
교육부는 202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이 평가는 학생들이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학업성취 수준을 얼마나 잘 따라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중3·고2 학생 약 3%인 2만 2297명으로 대상으로 국·수·영 과목에 한해 치른 시험이다. 지난 해 9월 14일 치렀지만 올해 3월까지 통계작업을 진행하고 각계 의견수렴을 받아 9개월이 지난 13일에야 발표했다.
지난해 중3 수학 수준은 2020년과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19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2019년 보통학력 이상 중3 학생은 61.3%였지만 2021년에는 55.6%로 줄었다.
두드러진 격차는 지역 규모별 차이에서 나타났다. 대도시의 보통학력 이상인 고2 학생은 2020년 62.9%에서 2021년 68.3%로 늘었지만 읍면지역은 56.8%에서 55.4%로 줄었다.
대도시와 읍면지역 보통학력 이상 학생들의 격차는 중3은 국·영·수 전과목에 걸쳐, 고2는 수학 과목에서만 크게 나타났다. 2020년에는 고2 학생들 수학 수준이 대도시·읍면지역 차이는 있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2021년에는 읍면지역 학생들의 수준이 크게 떨어지면서 격차가 상당 수준으로 벌어졌다.
읍면 지역에 사는 중3 학생들 중 수학이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은 절반도 안되는 42.2%에 불과했다. 수학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의 차이까지도 두드러졌다. 중3 학생들의 경우 다른 과목에서는 대도시나 읍면이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준이 엇비슷했지만 수학만큼은 9.6%와 16.4%로 유독 차이가 났다.
중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가치·흥미·학습의욕이 일제히 떨어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설문조사에서 각 항목에 대해 높다고 대답한 비율이 떨어졌다. 통계적으로도 유의하다고 볼 만큼 격차가 생겼다.
그나마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학 우수 학생들이 득점과 입시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2의 수학 수준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 것은 사회적으로 수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원천기술이 수학에서 나온다는 의미를 부여해 지적장애인이 수학을 소재로 그린 작품을 집무실에 걸기도 했다.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데에는 미분이 도움이 되며 시스템을 해석할 때 회로를 수식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수학이 중요하다.
교육부는 대도시와 읍면지역 격차가 벌어진 이유와 중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이 떨어진 원인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이라면서 “왜 학습결손이 일어나는지 격차가 벌어지는지 파악해 종합방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2019~2020년 지역규모별 '3수준(보통학력) 이상' 비율(%) >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