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에 나온 조치다. 반도체 산업계 숙원이던 인재난 해소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산업계는 인력난을 호소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 산업 인력 부족은 연간 1500여명에 이른다. 박사 71명, 석사 127명, 학사 949명, 고졸 206명 등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1500명 이상이 부족하다 보니 차세대 기술 개발이나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나 시스템 반도체 1등 전략이 인력 부족으로 발목이 잡히는 신세가 됐다.
인력난 해소의 핵심은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 현실화 여부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계약학과 신설 방안을 추진해 왔다.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인력을 조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계약학과 신설은 재원 등을 부담해야 해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수혜도 계약학과를 신설한 대기업에만 돌아갔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 등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인력 확대안보다는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대학 학과 정원 확대가 해답이 될 수 있다.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이 늘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수도권 총량규제 안에서 할지 예외로 해서 전략산업으로 학과 정원을 늘릴지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빠른 의사결정이다. 반도체 시장은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전쟁터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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