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아이스크림을 탱크 모양으로 꾸몄다가 방송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톈안먼(천안문) 기념일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검열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3일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인 리자치가 진행하던 영국의 아이스크림 '비네타'의 홍보 방송이 돌연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진행자와 함께 아이스크림 옆면에 둥근 오레오 쿠키를 붙이고, 윗면엔 초콜릿 볼과 스틱을 꽂아 장식했다. 완성된 아이스크림은 언뜻 보면 탱크의 바퀴와 대포를 연상시키는 모양이었다.
이후 방송은 돌연 중단됐다. 리자치는 웨이보를 통해 “기술적 문제로 쇼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으나, 5일로 예정됐던 라이브 방송도 진행하지 않았다. 리자치 측 마케팅 에이전시 또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커졌다.
갑작스러운 방송 중단 이유를 두고 일각에서는 6·4 톈안먼(천안문) 시위 33주년 직전 중국 당국이 천안문 시위를 연상케 하는 탱크 모양을 검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톈안먼(천안문)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공산당 정부가 탱크를 앞세워 무력으로 진압한 일로, 당시 한 시민이 맨몸으로 천안문 광장에 진입하려는 탱크 부대를 가로막는 모습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은 톈안먼(천안문) 시위 언급 자체를 막으며 희생자 추모를 금지하고 있다. CNN은 “중국 당국의 의도와 달리 이번 방송 중단은 역효과를 냈다”면서 “관련 정보를 숨기거나 삭제하려다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는 효과만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