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유방암 수술 후 해도 되는 것, 해서는 안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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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일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유방암 수술 환자의 80~90%는 항암치료를 받는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탈모, 면역력 저하, 피로, 체중 감소 등 증상을 3~5개월 정도 겪는다. 이때가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다. 항암치료는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해서 몸을 관리해야 한다. 필자가 30년 넘게 진료하면서 유방암 환자로부터 수술 후 받은 가장 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적어 본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특정 음식을 먹어도 되냐는 질문이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기운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 전에 미리 영양 상담을 받는다. 이때 웬만해서는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갑자기 입맛 당기는 음식은 가리지 않고 먹어도 된다고 대답해 준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피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조리가 되지 않은 날것의 음식이다. 항암치료를 받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음식에 있는 균이 몸 안에 들어오면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맛이 당기는 것은 무엇이든 섭취해도 되지만 날것은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채소와 과일도 데쳐서 균을 없애고 먹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너무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항암치료로 손상된 장 점막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부작용을 증대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하고 난 뒤 항암치료를 받을 때 찾아오는 유방의 일부 또는 전부 상실이나 탈모라는 박탈감에 의한 스트레스는 유방암 환자의 예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쉽지는 않겠지만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탈모는 일시적이다. 항암치료가 끝나면 머리칼은 다시 자라난다. 좋은 가발도 많고 좋은 모자도 많다.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그동안 수천명의 유방암 환자를 진료하면서 주치의로서 밝고 긍정적으로 지내는 환자의 재발 확률이 낮다.

꾸준한 운동도 수술 후 예후 향상에 도움이 된다.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팔 운동, 특히 수술한 부위 주변의 팔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때 운동에 관해서도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있다. 집안일을 통한 움직임도 결국 운동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이다. 환자들이 일상이라고 생각하는 장바구니 들기, 손빨래 등 특정 부위에 장시간 힘이 가해지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팔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이다. 이는 수술한 팔에 큰 무리로 작용해서 팔이 붓는 림프부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손이나 팔에 지속적인 힘을 가하는 행동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500g이나 1㎏ 정도의 아령을 손에 쥐고 1세트 10번 기준으로 들었다 내려놓았다를 2~3세트 정도 반복하는 것이 적당하다.

수술 후 항암치료도 잘 끝났고, 어느 정도 괜찮다 싶을 때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다짐이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 해도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흡연과 과도한 음주다. 흡연은 유방암 재발률을 높인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환자에 비해 재발률이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도한 음주도 유방암 재발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이 에스트로겐 분비량을 증가시켜 유방암 재발을 촉진할 수 있다. 일상에서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있거나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와인 한 잔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다. 단 한 잔의 와인도 주 1~2회 등 자주 마시는 것은 유방암 관리에 좋지 않다.

유방암은 다행히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되는 암종이다. 조기 진단이 늘고 보조치료요법 등이 발전하면서 국내 유방암 치료 결과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 전체 5년 상대 생존율은 93.6%나 된다. 환자가 유방암으로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질병을 관리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김도일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doyilkim@hally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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