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이 MZ세대의 '태그니티' 트렌드에 따라 취향 검색을 쉽고 빠르게 지원하는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를 도입 중이다.
태그니티(TAGnity)는 해시태그의 '태그'와 공동체의 '커뮤니티'를 합성한 신조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혹은 플랫폼 상의 태그로 개개인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결된 취향 공동체를 의미한다.
네이버는 쇼핑 카테고리에 스마트블록을 확대, 태그니티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블록을 하나의 태그로 설정, 사용자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주제로 자동 생성한다. 이 외에도 지난해 11월 네이버쇼핑에 개인 관심사와 취향을 모은 인공지능(AI) 쇼핑 큐레이션 공간인 '포유(FOR YOU)' 탭을 신설, 이용자 선호도를 분석해 연관 상품 및 태그를 큐레이션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0년 말 '선물하기' 플랫폼에 해시태그를 도입했다. 타인을 위한 구매에서 적절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후기 작성 시 선물을 받은 사람이 해시태그로 어떤 기념일에 누구에게 받은 선물인지 작성 가능해 고객 선물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올해 태그니티 성격을 강화한 UI·UX 개편도 진행했다. '랭킹' 탭을 신설하고 '상황별 랭킹'을 통해 수신자가 작성한 후기에서 선물맥락(태그)을 필터링해 볼 수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9월 취향 기반 거래를 위해 브랜드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했다. 브랜드 팔로 기능을 도입하고 브랜드 중심으로 제품을 찾는 소비자 거래에 편의를 더했다. 지난 5월 기준 브랜드 팔로 기능 이용자 수는 오픈 시점인 9월 대비 약 390% 증가하며 태그니티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했다. 인테리어에 일가견이 있는 이용자가 자신의 공간을 콘텐츠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제품 태그를 달면, 다른 이용자가 인테리어 시 참고하면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이용자의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팔로잉 탭'을 추가하며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태그니티 문화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와 버티컬 커머스 성장이 맞물리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물품을 거래할 때, 맛집 등을 추천 받을 때 MZ세대는 자신과 취향이 같은 사람을 찾아 나서며 본인 취향에 맞는 상점이나 브랜드를 팔로하고 구독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맞춤형 정보 탐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기업이 고객과 관계 맺는 방식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특히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브랜드만의 태그니티를 고민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팬덤 문화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