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보름 남짓 후면 2차 발사에 나선다. 발사일은 6월 15일이다. 다만 기상 등에 따른 일정 변경 가능성을 고려해 발사 예비 일은 6월 16∼23일로 설정됐다. 정확한 발사 시각은 발사 당일에 확정된다. 누리호에는 180㎏의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도 탑재된다.
발사체를 쏴 올리는 것은 국민적 최대 관심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국민에게 오랜 기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이제 겨우 볕이 드는 곳으로 향하는 길 초입에 서 있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과 같이 국민에게 사기를 높일 계기가 되는 사건이 절실하다. 정부의 관심도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뤄지는 첫 번째 대형 과학기술 이벤트다.
누리호 1차 발사 결과가 아쉬웠다는 점에서 더욱더 관심이 쏠린다. 1차 발사 당시 누리호는 고도 700㎞에 도달하는 등 비행 과정을 정상으로 수행했지만 3단 엔진이 조기에 꺼짐에 따라 더미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분명 훌륭한 성취였지만 완전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누리호 발사를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공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우주발사체 개발과 발사는 절대 100%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아니라 우주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발사 실패, 심지어 발사체 폭발 사고까지 보면서 기술 역량을 지금으로까지 성장시켰다. 누리호는 순전히 우리 기술로 마련한 첫 번째 발사체다. 어쩌면 100% 성공을 이루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성공하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혹시라도 시행착오가 있어서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로 여기고 감수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격려의 박수로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우주 분야는 전체 과학기술 분야 가운데에서도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하는 영역이다. 일희일비는 역량 발전에 장애물이다. 누리호 2차 발사를 준비하는 연구진이 편한 마음으로 막바지 작업에 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