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R&D 예타 개편, 속도가 중요

윤석열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국정과제인 '산업기술 R&D 체계 혁신' 실행의 일환으로 예타 제도를 개편해서 대형 R&D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R&D 예타 대상 사업 규모를 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예타 제도 개편은 전략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안이다. 제도가 신설된 1999년에 설정된 기준 금액이 바뀌지 않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 정부 R&D 예산(29조8000억원)이 1999년 당시의 10배에 육박하는데 예타 기준 금액은 요지부동이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개편의 필요성이 크다.

정부는 예타 사전평가 절차 간소화, 사업화·인력양성 등 사업 효과를 고려한 목적 지향형 심사체계 마련도 별도로 추진한다. 또 국가안보와 밀접한 첨단 전략기술 관련 R&D는 예타 면제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국가 R&D 투자가 그동안 지속 확대됐지만 산업 파급력이 큰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전담 기관들의 기능 중복, 전문성과 신뢰도 저하 등의 문제점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다.

남은 것은 부처 간 원만한 협의와 빠른 실천이다. 산업기술 R&D 체계 혁신은 디지털전환, 공급망 안정화 등 급증하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숙제다. 또 낡은 관습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파괴적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시의적절한 국정과제다. 명심해야 할 것은 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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