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발사체용 초고온 소재 개발을 비롯한 극한소재 기술자립을 선도할 첨단 대형 인프라가 구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재료연구원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주관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이 올 초 예비타당성(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돼 오는 8월까지 예타 본 심사를 받는다. 예타를 통과하면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극한소재 실증연구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극한소재'는 초고온, 초저온 등 극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소재다. 1500℃ 이상 고온을 견디는 위성 발사체 소재, 영하 253℃ 이하 액체 수소저장용 소재 등을 말한다.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은 극한소재를 연구·실증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극한소재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6년 동안 4793억원을 투입해 극한소재 R&D부터 시험평가, 시범 생산까지 원스톱 실증연구 기반을 구축한다. 목표는 선진국과 기술격차 극복과 선도기술 확보다.
사업은 시설과 장비를 구축하는 '기반구축'과 기반구축 후 실증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실증연구'로 나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이 기반구축과 실증연구를 주도한다. KIMS와 창원시는 현재 창원시 진해구 일원 2만3424㎡ 부지에 KIMS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KIMS는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에 초고온, 극저온, 특정극한 3개 분야 전문 실증연구동을 건립하고, 수소분위기 피로시험기, 초고온 크리프시험기, 극저온 마모시험기 등 첨단 실증장비 51종을 구축한다.
현재 극한소재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을 넘어 안보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전략기술로 부상했다. 미국, 중국, 일본, EU 등은 우주산업, 탄소중립을 비롯한 에너지전환 주도권을 잡고자 극한소재를 집중 연구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극한소재와 관련해 우수한 기초연구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실용화로 이어가지 못해 극한소재 수입 의존도는 계속 심화하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실증 지원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KIMS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지난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년 동안 극한소재 사전기획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 용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기준 우리나라 소재 R&D 예산 가운데 극한소재 비중은 9.4%에 그쳤고 극한소재 실증연구는 단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소재 연구 규모는 연구실(랩) 수준이고 극한소재 시험평가는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정환 KIMS 원장은 “우리나라 극한소재 기초연구성과를 실용화로 이어가는 실증연구 메카가 될 것”이라며 “KIMS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를 중심으로 극한소재 실증과 성과 창출을 선도할 개방형 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극한소재 기술 자립화와 선도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 자료 : KIMS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