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국내 중소기업 절반은 이 법의 의무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 제조업체 504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곳은 50.6%에 불과했다. 나머지 49.4% 기업은 의무사항을 일부 모르고 있거나 거의 모르고 있는 수준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은 의무사항을 잘 모르는 비중이 더 높았다.
법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 기업이 법을 준수하는 비율도 높지 않았다. 35.1%에 달하는 기업이 법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원인은 안전보건 전문인력이 부족하거나 법 시행에 따른 준비 기간과 예산이 부족한 것 등이 꼽혔다.
최근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사각지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용 및 금리 인상, 고물가에 따른 임금 비용 증가 등 중소 제조업체들이 처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80%가 넘는 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상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사업주의 의무내용을 명확히 하고, 면책 규정을 마련하거나 처벌 수준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소기업 정책을 민간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하겠다는 국정과제도 제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각종 규제에 의해 경제의 변방으로 떠밀리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세심한 대책으로 국정과제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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