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한다. 보건의료 분야 난제 해결을 위해 혁신적 연구개발체계인 '한국형 Arpa.H'도 구축한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는 “의료취약지 등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상시적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 일차의료 중심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한시 허용된 것이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시대 이용 건수가 970만건을 넘을 정도로 일상화된 만큼 제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동안 강경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의료계도 전향적 검토로 선회해 청신호가 켜졌다.
향후 관건은 어디까지 허용될지 여부다. 의료계에서는 재진 환자에 한해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초진 환자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동네의원이 만성질환자에게 케어플랜, 건강관리서비스, 맞춤형 교육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건강관리'로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농어촌 등 의료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진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연속혈당측정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추진한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의료·건강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의료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법·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 및 개방, 바이오 디지털 활용 인공지능 개발 등 데이터 기반 연구개발도 확대된다.
감염병 등 보건안보 관련 과제와 희귀난치 질환 등 국가적 해결 필요과제에 대한 혁신적 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한국형 Arpa.H' 신설도 추진한다. 미국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벤치마킹해 보건의료 분야 난제 해결과 보건 안보 이슈에 대응하는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을 최근 신설했다.
포스트 코로나 과제로 새로운 팬데믹 발생시 '초고속 백신·치료제 개발 전략'도 마련하기로 했다. 방역통합정보시스템과 감염병 빅데이터 플랫폼 등 과학적 근거 기반 선진적 감염병 대응 체계도 구축한다.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의사과학자 등 융·복합 인재양성, 바이오헬스 규제샌드박스 등 규제개선을 통한 혁신 생태계도 조성한다.
복지 정책의 핵심은 생산적 맞춤복지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개혁'이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마련하고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편해 형평성을 제고한다. 동시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대상과 수준을 넓혀 저소득층 소득지원을 확대하고 긴급소득지원 강화와 상병수당 급여 도입도 추진한다. 청년, 맞벌이, 1인가구 등 대상 신규 사회서비스를 개발하고, 맞춤형 급여안내 '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전국민으로 확대한다. 저출산 위기에 대응해 2024년부터 0~11개월 아동에 월 100만원 부모급여를 신설하고 아이돌봄 서비스 정부 지원을 확대해 양육비용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