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관건' 어피너티 재판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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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가치평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교보생명 2대 주주 어피너티컨소시엄 형사재판이 오는 11일 재개된다. 1심에서는 어피너티컨소시엄 임원 2명과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 모두 무죄를 받았는데 2심 향배가 어느 쪽으로 흐를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교보생명의 또다른 주요 주주인 어펄마캐피탈 의뢰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삼덕회계법인 회계사가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혐의가 인정돼 유죄(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를 선고 받았다. 이 재판 결과가 항소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컨소시엄 임원과 안진 회계사 항소심 첫 공판이 오는 11일 오전 11시 열린다. 피고인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법무법인 태평양,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이들은 교보생명 가치평가 업무는 회계법인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정상적으로 수행됐고, 가치평가 결과 나온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가격(40만9912원)도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측은 보고서 작성이 컨소시엄의 주도 아래 이뤄졌고, 안진은 보고서 조작에 가담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심에서 기각된 컨소시엄과 안진이 주고받은 이메일 외에 새로운 증거나 증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항소심이 검찰의 항소로 진행되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 없이는 1심 판결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교보생명으로서도 항소심이 중요하다.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주주간 갈등'을 이유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보통 상장예비심사는 2개월 안에 결과가 나오는데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신청 후 아직까지 심사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다.

신창재 회장과 컨소시엄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컨소시엄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당시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신 회장과 컨소시엄은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컨소시엄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IPO는 이뤄지지 않았고, 컨소시엄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안진이 작성한 가치평가보고서에 기반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주당 약 40만원으로 책정, 신 회장에게 지분 24%를 약 2조원에 사라고 요구했다.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공모가 있었다며 풋옵션을 거부했다. 교보생명은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컨소시엄과 안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안진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 IMM PE 임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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