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확인 입출금계좌 확보
코인마켓 전환 7개월만에 재개
KRW 등 가상자산 무료 거래
신규 이용자 유입에 만전
국내 다섯 번째로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확보한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원화마켓 서비스를 본격 재개했다. 지난해 9월 특금법 시행으로 코인마켓으로 사업을 전환한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 등 최대 90% 가까이 감소했던 이용자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만전을 기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원화마켓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후 한 달 동안 KRW, BTC마켓 모든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다. 통상 거래 수수료는 가상자산거래소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출을 포기하고 이용자 유입을 증대하고자 하는 취지다.
고팍스는 지난 2월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도 전북은행과 협상 막바지 갔으나 최종 단계에서 계약이 무산됐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신고 후 이달 21일 최종 신고 수리가 결정됨에 따라 원화마켓을 다시 열 수 있게 됐다.
고팍스의 실명계좌 입출금 운영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특금법 시행 이전에도 원화 입금은 가능했으나, 기존 4개 거래소처럼 은행과 계약을 통한 것이 아니라 법인 일반 계좌를 이용한 일명 '벌집계좌'를 활용해 왔다.
고팍스는 신규 유입 이용자와 고객실명확인(KYC)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래픽 과다로 인한 서버 다운 등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할 예정이다. 신규 자금 유입과 거래소 전체 거래량 증가에 따라 고팍스에만 상장된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원화마켓 오픈으로 전북은행을 통한 계좌 발급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북은행은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 채널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비대면 개설은 금융거래 한도계좌로만 개설되기 때문에 인터넷·모바일뱅킹 출금이체한도는 하루 30만원으로 제한되며, 고팍스 원화 입금한도는 1000만원이다. 한도제한이 해제된 계좌는 하루 입금 5억원, 출금 2억원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 법인계좌, 외국인명의 계좌, 만 19세 이하 계좌로도 고팍스 실명확인 계좌 등록을 할 수 없다.
전북은행은 지역 거점 외에도 수도권 고객 확보를 확대할 수 있게끔 고팍스 외에도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과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연 6% 수준 금리를 제공하는 제휴 상품을 내놓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팍스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 4대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루고 있던 균형점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실명계좌 확보 이전에도 거래량이나 회원 수, 기술력 측면에서 고팍스는 4대 거래소와 비등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고팍스 회원수는 약 56만명, 예치금은 7235억원으로 약 3000억원대 예치금을 기록했던 6위권 사업자 대비 큰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