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도심 속 건물과 하나로...생기원, 고출력 태양광 패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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슁글드 구조의 태양광 패널 제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태양광 패널을 건물 벽면이나 옥상의 외장재로 활용해 건물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도심형 고출력 태양광 패널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태양광 에너지를 얻기 위해선 보통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로 해가 잘 드는 산간지역이나 염전, 저수지 등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환경이 훼손될 수 있고, 도심까지의 거리가 멀어 송전 도중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도 상당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안으로,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건물일체형 태양모듈(BIPV)'을 설치해 도심에서 자가발전 하는 새로운 방식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기존 태양광 패널의 경우, 셀(Cell)과 셀을 금속 리본(Ribbon)으로 연결해 60셀, 72셀 등 특정 묶음의 바둑판 형태로만 제작이 가능했다.

이 방식은 전류가 생성되지 않는 빈 여백이 생겨 출력손실이 불가피했다. 특히 해가 지거나 구름에 가리면 패널에 저장되는 에너지가 적어져, 건물들이 밀집된 도심에서의 발전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또 막대 모양의 은색 전도체인 '버스바(Busbar)'가 전면에 그대로 드러나 주변 미관을 해치고 유리와 함께 눈부심을 유발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에, 생기원 서남본부 정채환 본부장 연구팀이 도심에서의 태양광 발전효율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이, 폭 제어형 슁글드 구조 BIPV 제조기술'을 개발해냈다.

기왓장을 덮은 형태라는 뜻의 '슁글드' 기술은 셀을 분할한 다음, 리본 연결 없이 전도성 접착제를 써서 직렬로 이어 붙이는 제조방식이다.

약 180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셀을 손상 없이 절단하는 기술, 최대 출력이 나오도록 접합하는 기술, 효율적 배치 기술 등 다양한 공정 요소기술들이 적용됐다.

이 구조는 셀 전면의 버스바를 제거하고 동일면적 대비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어 기존보다 약 15~20% 이상 향상된 고출력을 낼 수 있다.

또한 10% 가량의 음영이 졌을 때도 초기 출력 대비 80%의 효율을 발휘해, 면적이 제한된 도심에서의 출력 저감도 최소화된다.

특히, 개발한 슁글드 태양광 패널은 BIPV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이 가능해 실제 '건축자재'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기왓장 잇듯 연결하는 방식으로 인해 패널 길이가 2m까지 연장되며, 동시에 길이와 폭을 제어함으로써 원하는 건축자재에 빈틈없이 배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존 패널에선 불가능했던 디자인이 가능하고 다양한 컬러나 패턴 적용에도 유리해 도심 경관과 조화되는 심미성을 가미할 수 있다.

아울러, 태양빛을 산란시키는 패턴 기술을 적용하면 빛 반사에 따른 보행자의 눈부심도 방지된다.

정채환 본부장은 “국내 최초로 길이·폭 제어가 가능한 슁글드 기술을 BIPV 모듈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 첫 사례”라며, “BIPV 제조 전문기업 '㈜선우E&C(대표 문제현)'에 기술이전을 마쳐 현재 사업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산업자원통상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2019년~)을 받았으며, 연구팀은 관련 SCI 논문 7편을 게재하고 국내특허 22건, 해외특허 5건을 출원 또는 등록한 상태다.

한편 선우E&C는 BIPV시스템 전문기업 '세종인터내셔널(대표 김철호)'과 특수목적법인 '카본프리(대표 김철호, 문제현)'를 공동 설립하고, 지난 3월 생기원 서남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선우E&C는 10㎿급 슁글드 BIPV 제조라인을 연내 설치하고 내년부터 양산 및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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