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기기 업계 전통 강자 후지쯔가 '스캐너' 관련 자회사를 매각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후지쯔는 스캐너 관련 자회사 PFU를 리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보유한 주식 가운데 80%를 약 800억엔(약 7790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사무기기 사업을 축소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개발로 전환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업무 형태 변화 등으로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이 가속하는 것을 감안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지난 1960년 설립된 PFU는 사무실, 병원 등에서 작성한 서류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정보기술(IT)기기를 주로 제조한다. 리코는 PFU 기술을 기반으로 사무기기와 문서 관련 데이터 처리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현재 약 4500명에 달하는 PFU 직원은 리코가 전원 고용한다.
닛케이는 이번 매각이 '페이퍼리스'에 따른 시대적 흐름으로 분석했다. 기업 현장의 종이 사용량이 지속 줄어들면서 사무기기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일본 비즈니스 기계·정보시스템 산업협회(JBMIA)에 따르면 지난해 자국 내 복사기·복합기 세계 출하 실적은 5년 전 보다 30% 급감한 6491억엔(약 6조3000억)이다.
후지쯔는 거래 완료 후에도 PFU 주식 20%를 계속 보유한다. 사무기기를 활용한 DX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리코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리코는 사무기기에서 디지털 서비스로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PFU 인수를 계기로 은행 등에서 요구되는 신청서 입력 작업을 자동화하는 한편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동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DX 확산에 따라 일본 전자 대기업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히타치제작소는 그룹사인 히타치물류를 처분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미국 캐리어와 합작해 세운 '도시바캐리어'를 캐리어에 매각하는 등 대형 사업의 인수·합병(M&A)이 이어지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