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가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출시하거나 전면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카카오페이가 (가칭)카카오손해보험 출범을 준비하면서 보험업에 본격 뛰어들자 기존 보험사가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겉으로는 카카오손보가 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젊은층 고객을 잃을까 우려하며 새로운 앱을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맞춤형 헬스케어 앱 '더 헬스'를 출시했다. 더 헬스는 운동, 식이, 마음건강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식이 부문 서비스가 눈에 띈다.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 분석을 통해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해주고, 개인별 영양 코칭을 해준다. 신사업 분야인 헬스케어 사업의 본격 진출과 함께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운동 제안도 맞춤형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운동 부위와 강도 등에 대한 설문을 하면 목표에 맞는 맞춤형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역시 홈트레이닝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노린 서비스다.
현대해상은 지난 19일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과 웹을 새롭게 오픈했다. 고객이 보험 계약자와 수익자를 변경하거나 자동차보험 담보와 특약 추가, 보험금 청구 등 모바일에서 업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개선했다. 보험업계 최초로 간편인증서도 도입했다. 로그인부터 본인확인, 전자서명까지 인증서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PC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로그인 등이 조금이라도 번거로우면 사용하기 꺼리는 젊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안이다.
DB손해보험은 '마이(MY)뷰' 서비스를 오픈했다. 모바일 앱이나 웹에서 고객이 원하는 초기 화면을 설정토록 해 토스나 카카오뱅크 앱처럼 보기 쉽게 바꿨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10월 새 디지털 브랜드 '다이렉트 착'을 론칭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을 개선했다. 삼성화재는 개선 후 월 평균 방문자 수가 기존 600만명에서 올해 850만명으로 4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생명·손해보험사가 사용자 친화적으로 앱을 개선하고, 젊은층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 데는 카카오손보라는 디지털 중심의 경쟁자가 등장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카카오 금융 계열사가 은행, 증권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시장에 안착한 모습에 자칫 보험사도 젊은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손보가 출범해도 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카카오손보가 장기적으로 판매하게 될 질병보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은 기본 보험상품과 겹쳐 카카오손보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